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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주'로 재테크 하는 삼양통상 10년 전 40억으로 시작, 현재 400억대…생명·전자·우선주 매매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29 09:10:23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통 기업들은 유휴자금 운용에 예·적금이나 채권 등 안정형 상품을 활용한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예비 유동성을 확보해 놓는 차원이다.

삼양통상은 특이하게도 주식으로 자금운용을 한다. 특히 삼성생명,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등 삼성그룹주를 사고판다. 10년 전 40억원 규모로 시작한 주식거래는 400억원대로 늘었다.

삼양통상은 1957년 GS그룹 일가인 고(故) 허정구 명예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그의 장남 허남각 회장이 대표이사로 이끌고 있다. 피혁제품의 원단을 제조 및 판매하는 사업이 주수익원이다. 미미한 비중으로 임대업을 하고 있고 자회사 및 관계회사를 통해 골프장 사업도 한다.

삼양통상은 매년 꾸준한 매출과 순이익을 벌어들여 현금이 풍부하다. 설립 후 크게 어려움을 겪은 적 없이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엔 원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수익성도 확대됐다. 연간 약 2000억원의 매출과 400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한다. 이를 기반으로 100억원대의 총차입금을 압도하는 10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풍부한 현금을 주로 예·적금으로 관리하는 보통의 기업들과 다르게 삼양통상은 10년 전부터 주식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총 1718억원, 이 가운데 단기금융상품에 들어가 있는 돈이 1340억원이다. 나머지는 주식에 투자한 자산이다.


삼양통상은 2011년 삼성생명 주식 4만주를 총 44억원에 매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주식투자에 처음 발을 디뎠다. 당시 삼성생명이 상장한 초창기로 오버행 이슈가 있긴 했지만 상승여력에 대한 핑크빛 전망이 나오던 때였다. 삼양통상이 매입한 주당 가치는 11만원 수준, 거의 고점에 매수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서 발이 묶였고 삼양통상은 수년을 인내했다. 그리고 2014년 삼성생명 주가가 다시 상승하는 틈을 타 3만주를 매도했다. 12만원대까지 올라가던 상황에서 팔았기 때문에 약 3억원 가량의 수익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1만주는 2017년이 돼서야 팔았다. 삼성생명에서 발을 빼고 삼성전자에 눈을 돌렸다. 삼양통상은 2017년 2분기에 삼성전자 1000주를 21억원에, 주당 210만원꼴로 사들였다. 당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면서 주가도 상승흐름을 타던 때였다. 이후 액면분할이 논의될 무렵 전량 매도했다.

삼양통상의 삼성그룹주 사랑은 2018년부터 더 과감해졌다. 기껏해야 몇십억원 정도였던 투자규모가 100억원대로 확대됐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20만주, 총 101억원어치 매입했다. 주당 5만500원, 거의 액면분할 하자마자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우선주를 추가 취득하고 ㈜GS와 BNK금융지주 주식도 사들였다. ㈜GS의 경우엔 GS그룹 지배력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매수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다른 주식은 기존과 같이 단순 투자목적이다.

특히 삼성전자 보통주에 이어 우선주까지 매입한 건 배당수익까지 취득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확실히 삼성그룹에 대한 밝은 전망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서는 삼성전자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한창 주가가 뛰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취득가 대비 약 20억원 안팎의 수익을 창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경우 함께 매각했다가 최근들어 다시 매수했다.

현재 ㈜GS, BNK금융지주, 삼성전자 우선주 등 세종목을 보유 중이다. 이들 주식에 투입된 취득원가만 총 402억원이다. 이 가운데 BNK금융지주의 경우엔 삼양통상이 취득한 주가 대비 크게 낮아지며 손실을 보고 있다.

삼양통상은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를 '저금리'에서 찾는다. 정기예금만으로 자금을 굴리기엔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설명이다. 투자자문사 등 전문들로부터 자문도 받는다. 다만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주식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주요 경영진들의 재가없인 불가능하다. 따라서 주식으로 돈 굴리는 전략은 허 회장 혹은 그의 아들인 허준홍 사장이 직접 진행하는 건으로 보인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효율성 높은 상품을 찾다보니 주식에 투자하게 됐고 3년 전부터 그 규모를 확대시키게 됐다"며 "배당만으로 약 3% 수익률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삼성그룹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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