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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20년만의 재합병…'상황 달라졌다' 사업 초기 리스크 분산 위해 생산·판매 분리…일감몰아주기 논란·재고 해소 실익 기대

서은내 기자공개 2020-09-28 08:13:3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8: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들이 원하면 합병을 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공언했던 계열사 간 합병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5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라는 신설법인도 만들었다. 그룹내 두 지주사를 합병하고 자연스럽게 그 아래 자회사 3사간 합병을 이루겠다는 그림이다. 서 회장이 그동안 무수히 얘기해온 합병 추진의 첫 단추가 채워진 셈이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역할을 한 법인에 두지 않고 분리시킨 것은 리스크 분산 차원이었다. 2000년대 초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든 초기에는 셀트리온의 성공 가능성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에 의구심이 많았다. 두 회사가 각각 생산개발 및 유통판매의 축으로 역할을 나눔으로써 위험을 나눠 짊어진 것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만든 제품의 판권을 가지고 셀트리온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음으로써 셀트리온의 제품 판매 리스크를 부담했다. 또 대규모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두 법인으로 나눠져 있는 구조가 자금 조달에도 용이했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의 파트너 기업 또는 투자기관들이 져야했던 리스크를 헬스케어가 분담하는 역할을 했다.

분리 운영돼온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상장 추진이 본격화되던 때부터다. 당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간 거래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할 방안으로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상장시키고 합병할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초기 셀트리온은 신사업 도전에 따른 리스크 햇지 차원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분리를 이뤄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같은 판단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고 전했다.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한 후로도 셀트리온의 합병설은 끊이지 않았다. 뜨거운 이슈였던만큼 매년 셀트리온이나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주주총회를 열 때 마다 합병 얘기는 또다시 등장했다. 매년 해를 거듭할수록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대한 서정진 회장의 입장은 구체화 돼왔다. '주주들이 원하면'이라는 단서가 항상 붙었으며 점차 세금 이슈를 비롯한 일정 계획 등이 세밀해져왔다.

서 회장이 합병안 제시에 대한 일정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올해 초다. 올 초 주총에서 올해 3~4분기 내에 합병안을 제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또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만이 아닌 셀트리온제약 등 3사 합병이 언급됐다.

계획은 현실이 됐다. 지주사 중심 합병 구상을 공개했고 내년 말까지 그룹 지주사 체제 구축을 못박았다. 셀트리온 그룹 및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따른 세금 이슈나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한 대규모 재고자산 등의 문제를 합병을 통해 깔끔하게 해소할 수 있어 실익이 큰 부분이다.

다만 서 회장이 합병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마다 붙이는 '주주들이 원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던 것처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주주들의 입장이 다를 가능성에 대한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리 합병의 실익이 커도 주주들의 반대가 크면 합병은 무산될 수 밖에 없다.

주식시장에서 셀트리온, 헬스케어, 제약의 시가총액은 현재 각각 35조원, 13조원, 4조원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매우 크다. 그만큼 서 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 또한 막대하기 때문에 일반 주주들은 물론 감독당국의 입장에서도 3사 합병은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한동안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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