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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을 움직이는 사람들]조용철 전무, 삼성 DNA로 마케팅 새바람⑥삼성그룹서 30년 지낸 전략가, 변화의 중심 MZ세대 공략

박규석 기자공개 2020-10-08 13:02:14

[편집자주]

농심은 1965년 롯데공업으로 시작해 반세기 만에 국내 라면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춘호 창업주가 강조한 식품 연구개발의 성과는 2세 경영체제로 진입하며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역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벨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농심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이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예고했다. 삼성그룹에서만 30년간 몸담은 조용철 전무를 지난해 마케팅부문장으로 영입했다. ㈜농심이 내부출신 임원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1962년생인 조 전무는 국내외 B2C 경력이 풍부한 마케팅 전문가다. 1987년 삼성물산으로 입사해 2004년 삼성전자에서 임원 배지를 달았다. 이후 그는 동남아 총괄 마케팅 팀장과 생활가전사업부 전무, 태국 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농심에서는 국내 마케팅을 전담하고 있다.


◇농심 ‘제품·판매·브랜드’ 전략 강화 시동

㈜농심의 마케팅부문은 크게 △제품 개발 △판매 전략 △브랜드 구축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농심이 강점을 지닌 영역은 제품 개발과 브랜드 구축이다. 경쟁사 간의 판매 경쟁과 빠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이 같은 ㈜농심의 마케팅 강점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여 진다. 그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삼성전자 소비가전(CE) 부문 역시 국내외 업체 간 기술 경쟁 등이 치열한 시장이다. 제품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등은 상품의 판매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농심의 사업과도 유사한 점이 많다.

그는 2013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를 담당하며 기업의 기술과 브랜드 관련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전개한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2014년형 스마트에어컨 Q9000’은 조 전무가 기술과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한 대표 사례다. 당시 그는 “최적의 냉방 기능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조 전무의 역량은 ㈜농심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음료사업에 큰 힘이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음료 사업의 경우 유행이 빨라 제품 수명 주기가 짧고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특성이 있다. 라면 사업과 비교해 음료 시장 점유율이 낮은 ㈜농심 입장에서는 관련 시장의 입지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실제 ㈜농심은 현재 생수 브랜드인 ‘백산수’를 음료 사업 내 수위권 브랜드로 육성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생수와 주스 카테고리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조 전무는 마케팅 관련 능력을 높이 평가해 영업한 외부 인사 중 한 명”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B2C 마인드가 강해 ㈜농심의 마케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널 다변화 집중…“MZ세대 잡아라”

㈜농심은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소비자 분석과 시장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면과 스낵, 음료 등 각 사업군의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수요, 경쟁 현황 등을 분석해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과거 ㈜농심의 주요 마케팅 채널은 오프라인과 TV 광고였다. 대형마트 등을 통해 소비자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TV와 신문 등을 활용해 제품의 이미지를 알리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조 전무가 수장이 된 이후로는 온라인과 모바일 등의 채널을 이용한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가 온라인 등의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을 늘리는 이유는 라면 등 ㈜농심의 주요 제품을 소비하는 고객층의 변화가 주효했다. 라면과 스낵 등을 소비하는 주요 고객층은 10대~20대이며 이들은 현재 MZ(밀레니얼+Z세대)세대로 불리고 있다. 기존 세대와 달리 온라인 채널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조 전무가 MZ세대를 겨냥해 펼친 대표적인 마케팅은 일명 ‘깡 마케팅’이다. 깡 열풍은 지난 5월부터 한류스타 비를 통해 불기 시작했다. 깡 열풍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으로 확산되면서 ㈜농심의 새우깡이 ‘밈(meme)’ 현상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 조 전무는 이를 놓치지 않고 비를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이어 일반인이 참여하는 새우깡 챌린지 등을 기획해 유행을 더욱 확장시켰다.

비를 모델로한 새우깡 광고는 유튜브에서 40여일 만에 조회수 270만건을 돌파했다. 그 결과 새우깡과 감자깡, 양파깡 등 '깡 시리즈' 제품의 올 7월 한 달 매출액은 100억원이 넘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판매액 71억원보다 40% 이상 성장한 수치로, 깡 스낵 출시 이후 최대 기록이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등 제품의 주요 소비자는 젊은 세대며 이들은 SNS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채널을 많이 소비한다”며 “일명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맞춰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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