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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산업-계열사 구심점 '손인국 회장' [진격의 중견그룹]②회사간 지분 관계없어…전문경영인 기용, 등기임원으로 남아 현안 논의

김형락 기자공개 2020-10-13 08:24:4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07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인국 이구산업 회장은 이구산업을 필두로 계열사 5곳을 통솔하고 있다. 비철금속 제품 원재료 조달, 제조, 유통, 리사이클링(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제도 구축했다. 지배구조는 손 회장 중심으로 단일화했다. 이구산업과 주요 계열사 사이 지분 고리는 없다. 개별 기업 성과가 재무제표에 그대로 드러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코스피 상장사 이구산업은 국일신동, 덕흥제선, 이구무역, 이구엔지니어링, 이구에코텍 등 관계기업 5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구산업 최대주주인 손 회장(지분율 24.66%)과 지분 관계로 엮인 기업들이다. 모두 비철금속 소재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구산업과 5개 관계회사 지배구조 정점에는 손 회장이 있다. 덕흥제선을 빼고, 모두 손 회장이 최대주주다. 덕흥제선은 손 회장 동생인 손재영 덕흥제선 기타비상무이사와 함께 지배력을 확립했다. 손 이사가 지분율 39.93%를 가진 1대주주고, 손 회장은 지분율 20.07% 보유한 2대주주다.

이구산업 관계자는 "계열사를 종속회사 편입하지 않고 재무제표에 경영성과 드러나도록 지분 구도를 단순화했다"며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자칫 자회사 실적 악화로 수익성이 적은 이구산업의 이익 지표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1983년부터 이구산업 경영을 총괄하며, 계열사를 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계열사들이 이구산업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짰다.

이구산업, 국일신동, 덕흥제선은 비철금속 제품 제조회사다. 이구무역은 비철금속 제품 생산·가공에 필요한 원재료 조달과 제조 계열사 제품 수출 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이구엔지니어링은 압연기 등 기계장치를 제작해 계열사에 공급하고, 이구에코텍은 생산공정에서 나온 슬러지(침전물)·스크랩(고철) 등을 원재료로 재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력 기업은 국내 동(구리)판 생산분야 2위(2019년 시장점유율 17%) 업체인 이구산업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103억원, 6억원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국일신동과 비상장사 덕흥제선도 매출을 100억원 이상 올리는 알짜 계열사다. 이구무역, 이구엔지니어링, 이구에코텍 등의 매출 규모는 크지 않다.

국일신동은 손 회장이 이구산업에서 사용하는 동판 중간소재인 동괴를 생산하기 위해 세운 회사다. 1987년 '국일기업'으로 출발했다. 이후 생산설비를 확충해 황동(구리와 아연의 합금)봉 시장 진출을 담당하는 첨병으로 변신했다. 1993년 법인 전환과 함께 상호를 '국일신동'으로 바꾸고, 황동봉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국내 동봉 시장점유율은 약 8%(2019년 기준)다. 지난해 매출액 286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덕흥제선은 창업주인 고(故) 손정환 명예회장이 이구산업 설립 전 운영하던 회사다. 이구산업과 별도로 운영되다 2000년 손인국 회장이 덕흥제선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계열사로 편입됐다. 금망, 스프링, 볼트, 너트, 전열선 등에 쓰이는 스테인레스선을 제조한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8억원, 3억원이다.

손 회장은 자신의 오랜 경륜이 이구산업과 각 계열사 운영에 녹아들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짰다. 이구산업을 포함해 모든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요 임원진으로 참여해 경영 현안을 챙기며,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

1972년 경희대학교 상과를 졸업한 손 회장은 1974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인사관리 석사, 1976년 연세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공업재료 석사를 수료했다. 1974년 이구산업에 입사해 지금까지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다.

지난 3월 이구산업 대표이사직을 내려놨지만,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국일신동 경영은 직접 챙기고 있다. 김연경 국일신동 대표이사와 함께 경영을 총괄하는 각자 대표 체제다. 국일신동을 제외한 관계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있다.

이구산업 관계자는 "손 회장이 본인이 궁금한 영업·생산 관련 사안은 보고 받고 있지만, 경영에는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경험을 가지고 옆에서 지도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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