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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도전과 탐구' 진화하는 바이오 심사역 이알음 IMM인베스트 매니저'약대 출신' 금융 접목 차별화, 인생2막 'ICM·큐리옥스' 20여건 투자

임효정 기자공개 2020-10-20 07:28:36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07: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화의 연속'은 벤처투자시장의 묘미다. 이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간파하고 도전하는 개척자가 많은 시장이도 하다.

이알음 IMM인베스트먼트 매니저(사진)는 도전을 즐기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약대 출신인 그는 증권가에서 벤처캐피탈업계로 활동 무대를 바꾸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익숙한 길보다 낯선 길을 택한 이 매니저의 삶이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과 겹쳐 보인다.

◇성장 스토리 : 애널리스트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이 매니저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했다. 학사에 이어 석사 과정을 거치며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신약이 나왔을 때 시장 가치가 어느 정도 형성될 지, 어떻게 포지셔닝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컸다.

안정적인 취업문을 열 수 있는 전공이었지만 그가 택한 첫 직장은 증권사였다.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첫 명함에 새겨진 직함이었다. 지금은 제약·바이오부문에 있어 약대 출신의 애널리스트가 많이 자리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드문 케이스였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셈이다.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다양한 기업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5년차에 접어들 무렵 바이오 벤처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을 대하면서 이 매니저는 신약개발 앞단에 있는 바이오 벤처를 가까이 보고 싶었다. 5년차로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싫었다. 한 단계 도약의 필요성을 느꼈던 때였다.

타이밍은 잘 맞아 떨어졌다. 2015년 IMM인베스트먼트로 제2의 도약에 나섰다. 벤처캐피탈 업계에 와서도 보기 드문 이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지난해 초까지 조직에서 유일한 바이오 심사역이기도 했다.

신고식은 혹독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바이오기업의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빠지면서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 매니저가 투자한 회사는 아니었지만 하우스에 유일한 바이오 심사역으로서 총대를 멨다.

재무컨설팅을 투입하고 불필요한 사업부의 운영을 멈추며 비용 절감에 들어갔다. 1년이 지나고 해당 기업은 흑자 전환했다. 관리종목이 지정 위기에 빠진 회사를 정상화하고 투자 회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투자자로서 역량을 인정받기에 충분한 결과였다.

◇투자 스타일·철학 : 기술력 중시, 동반 성장 추구

그가 좋은 투자처를 찾기 위해 게을리 하지 않는 일은 공부다. 기술력을 알아보고 시장 트렌드에 맞는지 분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한다. 바이오 분야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비 경영대 출신이지만 투자자로서 재무에도 조언을 줄 수 있을 만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에게 아버지는 약대 선배이자 롤모델이다. 아버지가 30년 넘게 신약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그다. 2년 전 아버지가 바이오기업을 창업하면서 투자기업의 고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관여'가 아닌 '도움'을 주는 투자자가 되겠다는 자세를 갖게 된 배경이다.

이 매니저는 "단순히 일로 대하던 투자회사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기업이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ICM '관절재생·염증 완화' 기술력 주목

ICM은 기술력을 한 눈에 알아본 투자처다. 기술력에 대한 확신과 대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베팅했다.

ICM은 유전자 치료제 기반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김대원 대표가 20년 넘게 연구한 유전자(NKx3.2)를 통해 관절 조직의 재생은 물론 염증까지 완화되는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 매니저는 그간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가운데 관절재생 효과까지 인정받은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2017년 첫 투자에 이어 지난해 팔로우온까지 단행한 이유다.


◇트랙레코드 2 : '큐리옥스' 세포 염색 과정 자동화 시스템 개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이하 큐리옥스)는 애착이 많이 가는 투자처 중 하나다. 큐리옥스는 세포분석에 있어 세포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자동화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투자는 지난해 이뤄졌지만 관계를 이어온 시점은 2018년부터다. 투자를 집행하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2018년 당시 대주주는 싱가포르 투자자였다. 싱가포르, 미국, 중국을 넘나들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한국 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세포 손실을 줄이는 기술력에 대한 성장성을 감지하고 있는 터였다. 한국법인으로 전환해 투자가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고, 여기에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7월 34억원을 베팅할 수 있었다.

이 매니저는 "큐리옥스는 현재 주요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에서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 "개인적으로 확신했던 회사의 기술력이 실제 시장에서 인정받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 '팔방미인' 과학·금융 다각도 분석 가능

이 매니저는 업계에서 다각도로 분석이 가능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통한다. 전공분야 외에 금융부문에서 특출난 재능을 갖고 있는 심사역이다. 약대출신이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거친 이력은 벤처캐피탈업계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자양분이 됐다.

천지웅 KTB네트워크 이사는 "과학적 분석과 금융적 분석이 동시에 되는 심사역"이라며 "약학 전공자로서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포지셔닝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석이 가능해 업계에서 차별화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심사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국내 바이오산업 '구조적 변화' 참여 갈망

깊은 분석과 판단은 액션으로 이어졌다. 이 매니저는 입사 후 국내외 바이오 벤처 18곳에 투자했다. 메자닌 투자도 3건 진행했다. 이 가운데 6곳이 코스닥에 입성했으며, 1곳은 나스닥에 상장했다.

정답이 없는 투자 영역에서 심사역의 판단을 믿어주고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IMM인베스트먼트의 문화가 큰 힘이 됐다고 말하는 그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문화를 발판으로 바이오 벤처기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 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력을 기반으로 향후 국내 바이오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 매니저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구조조정을 거치거나 벤처로 시작해서 조 단위 시가총액 회사로 성장한 뒤 인수합병(M&A)이 이뤄지는 빅딜을 볼 수 있다"며 "향후 국내 바이오산업이 한층 커졌을 때 구조적 변화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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