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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마이크로텍, 차입 투자 그늘 '오버행 현실화'CB 자금으로 사업 확장 '주가 견인' 시세차익 물량 대거 전환

박창현 기자공개 2020-10-21 07:30:1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마이크로텍'이 행복한 걱정 앞에 놓였다. 엔터테인먼트와 마스크 등 신사업 부문이 코로나19 수혜 산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주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 리스크 노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이달 들어 대거 보통주로 전환되는 탓이다. 이달 말 새롭게 시장에 쏟아질 신주 물량은 현재 발행 주식 수의 30% 수준에 달한다.

마이크로텍은 챔버 용기와 진공밸브 등 반도체 장비 부품을 만드는 IT 기업이다. 2015년 골든브릿지제4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보수적인 제조업체의 길을 가던 마이크로텍은 지난해부터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작년 10월에 엔터테인먼트와 방송 제작 사업을 하고 있던 '에이스팩토리'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인수 금액만 250억원에 달했다. 한 달 뒤에는 응원봉과 MD 상품을 만드는 '비트로' 경영권을 68억원에 확보했다.

2018년 기준 마이크로텍 총자산은 286억원에 불과했다. 현금성 자산도 35억원 뿐이었다. 그런데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CB' 덕분이다.


마이크로텍은 투자 시점에 맞춰 연달아 CB를 발행했다. 작년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270억원을 조달했다. 외부 차입에 의존해 사업 확장에 나선 셈이다. 전체 자산과 맞먹는 자금을 빌려서 M&A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명운을 걸고 공격적인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CB로 돈을 모아서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 투자 전략을 이어나갔다. 실제 지난 4월 CB를 발행해 200억원을 조달한 후, 마스크 전문회사 '엔투셀'과 신약 개발사 '다이노나'에 차례로 투자했다.

현재까지 투자는 대성공이다. 콘텐츠와 마스크, 바이오 등 투자한 신사업이 코로나19 수혜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마이크로텍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연초 2000원 안팎에 형성돼 있던 주가는 지난달 마스크 해외 인증과 공급계약 체결 소식에 힘입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최근에는 주가가 50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금 확보를 위해 끌어다 쓴 CB가 부담되고 있다.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해 CB 투자자들이 앞다투어 전환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4, 5, 7회차 투자자들이 전환청구권 행사 시작일이던 이달 16일 보유 물량 170억원 가운데 93.5%에 해당하는 159억원에 대해 곧바로 행사했다. 해당 CB 전환가액은 1381원으로 동일하다. 전환 당일 종가(4765원)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환 후 매각 시 3배 이상의 차익 실현이 가능한 만큼 즉각적으로 권리 행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환청구권 행사로 새롭게 발행되는 신주 수는 1151만여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 마이크로텍 발행주식 총수(3989만여주)의 2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단 하루만에 발행 주식 수가 20% 넘게 증가한 상황에 직면했다.

시세 차익 물량이 대거 쌓이면서 오버행 리스크 노출 또한 불가피하다. CB 투자자들은 한국채권투자자문과 비토투자조합, 케이앤디컴퍼니 등 모두 경영권과 무관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다. 차익 실현이 최우선인 만큼 공격적으로 주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올해도 대규모로 CB를 발행한 탓에 내년까지 오버행 이슈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남아있는 전환권 가능 물량은 1300만주가 넘는다. 전환가액은 1500원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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