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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완구 위기진단]마텔 품에 안긴 손오공, 경영정상화 '산 넘어 산'⑥차세대 성장 동력 게임사업 '적자'…주요 거래처 '초이락' 연결고리 사라지나

김선호 기자공개 2020-10-26 08:14:51

[편집자주]

문구·완구업계가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구는 문서 자동화와 학령인구 축소, 완구는 저출산 등의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위기 탈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은 문구·완구업체의 위기와 성장 전략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8: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구업체 손오공의 최대주주가 2016년 말 최신규 전 회장에서 미국 완구업체 마텔의 싱가포르 법인(Mattel Marketing Holdings, Pte. Ltd.)으로 변경됐다. 이를 통해 마텔은 국내 시장 확대를 기대했지만 이와 달리 손오공의 매출은 매년 감소세를 기록했다.

최 전 회장은 서울화학에서 독성 없는 끈끈이를 개발해 얻은 수익 40억원 가량을 창업자금으로 활용해 1996년 손오공을 설립했다. 이후 ‘영혼기병 라젠카’, ‘붐이 담이 부릉부릉’, ‘하얀 마음 백구’ 만화영화의 캐릭터 완구상품을 내놨지만 흥행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다 ‘그레이트 다간’과 ‘탑블레이드’로 흥행을 거둔 최 전 회장은 ‘장난감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2001년 ‘탑블레이드’ 팽이를 제작하면서 황금기를 맞이한 때다. 이를 바탕으로 손오공은 완구제품 유통에 집중한 끝에 2005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최대주주 변경 후 기대 이하의 ‘성적표’

손오공의 사업영역은 완구와 게임 유통으로 구성된다. 완구 제품유통에 이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게임사업을 택하면서다. 2004년 설립한 아이엑스투게임즈는 2014년 신작이 연속으로 흥행하면서 ‘베르카닉스’에 120여명의 개발자와 2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하면서 사운을 걸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손오공은 게임 제작에서는 손을 떼고 자회사 손오공아이비를 통해 게임 유통에만 전념하고 있는 중이다. 손오공 본사가 완구제품 유통을 진행하는 한편 자회사가 게임유통으로 PC방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는 수익구조가 정착됐다.

이 와중에 손오공은 미국의 완구업체 마텔이라는 지원군을 만났다. 2016년 마텔이 최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부터다. 동시에 손오공은 마텔이 보유 브랜드 제품을 국내에 독점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텔은 피셔프라이스와 마니카 핫휠, 바비 인형, 토마스와 친구들, 메가블럭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었다.

손오공으로서는 최 전 회장의 아들 최종일 대표가 이끄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이하 초이락)가 생산하는 완구제품 유통을 맡고 있는 가운데 마텔의 지원 사격까지 더해져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전 회장은 손오공의 지분 11.99%를 마텔에 매각했지만 나머지 4%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결 기준

그러나 기대와 달리 마텔의 품에 안긴 손오공의 매출은 2016년 1293억원에서 지난해 734억원까지 주저앉았다. 2017년에는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판관비를 증가시킨 탓에 1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허리띠를 졸라매 2018년 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초이락 관계 ‘흔들’…매출 반토막 위기?

완구와 게임 유통 사업만 맡고 있는 손오공으로서는 완구와 게임시장에서의 브랜드 계약이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요인이다. 손오공의 경영상의 주요 계약 내역을 보면 게임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 PC방 총판서비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패키지게임 유통계약을 맺고 있으며 완구에서는 초이락 유통계약과 마텔완구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맺고 있다.

손오공의 완구사업에서만 보면 초이락과 마텔과 유통계약을 맺지 못하면 그대로 매출이 감소하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텔은 손오공의 최대주주인 만큼 안정적인 계약 연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초이락은 이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손오공은 초이락을 특수관계자에서 제외했다. 지난해까지 주요주주 및 친인척이 소유한 초이락을 손오공의 특수관계자로 분류하고 거래내역을 공개해왔다. 그러나 손오공의 주요 주주였던 최 전 회장의 지분에 변동이 생기면서 초이락을 특수관계자에서 생략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이락은 최 전 회장의 부인과 자녀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완구제조 기업이다. 이를 볼 때 최 전 회장이 보유했던 손오공의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손오공과 초이락을 안정적으로 연결시켜주던 고리가 사라진 셈이다.

더군다나 손오공과 초이락 간의 기존 유통계약은 올해 8월 23일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이후 손오공은 계약연장 여부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는 중이다. 완구제품을 매입하는 주요 거래처와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손오공이 초이락으로부터 상품을 매입한 규모는 181억원이다. 이는 동기간 마텔로부터 상품을 매입한 117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만약 손오공이 초이락과의 계약 연장에 실패할 시 완구 매출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가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손오공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웠지만 2분기부터 집콕족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중”라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연계한 상품화 전략으로 완구판매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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