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줄어든 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여력은 현금성자산 5조, 차입금 13조…추가 자금 조달 불가피
최필우 기자공개 2020-10-21 08:19:04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하기로 하면서 차입금 부담 가중이 불가피해졌다. SK하이닉스는 수년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 오면서 현금성자산은 줄고 차입금 부담은 커지는 추세다.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재무 부담 정도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 NSG(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의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사업 부문 전체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가액은 10조3104억원이다.
SK하이닉스는 양수가액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1차 클로징 시점인 2021년말 8조192억원을, 2차 클로징 시점인 2025년 3월 잔액 2조2912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자금 조달 방법은 보유 현금과 차입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상품과 단기투자자산을 포함해 총 5조3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었던 2017년말에는 현금성자산 8조6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업황이 하락세로 접어든 2018년(8조4000억원)과 2019년(4조원)에는 현금 보유량이 크게 줄었다. 올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 조짐이 나타나면서 5조원대 현금성자산을 회복한 상태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사이 차입금 부담은 대폭 늘었다. 2010년대 중반 4조~5조원대 수준을 유지하던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10조5000억원으로 두배 가량 늘었다. 차입금은 올 상반기에만 2조2000억원(21%) 늘어 12조7000억원이 됐다.
SK하이닉스 재무 여력이 감소한 건 업황 둔화 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반도체 산업 특성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유형자산 취득에 쓴 현금은 2018년 16조원, 2019년 13조9000억원, 2020년 상반기 5조원에 달한다. 수년째 매년 10조원 안팎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셈이다.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확정으로 차입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5조원 안팎의 현금성자산은 사실상 인수 자금으로 보기 어렵다. 연 수조원 규모의 장비 구입 및 공장 증설에 대비해 비축해 놓아야 하는 성격의 자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결국 회사채 발행과 은행권 조달 등 전방위적 외부 자금 조달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을 발판으로 인수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D램 가격이 지속 하락하는 추세지만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선 내년 업황 개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호황기였던 2017년(13조7213억원), 2018년(20조8438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년에 올리면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말 1차 양수가액 지급을 예정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우리아메리카은행, 글로벌그룹 침체 속 '맏형 노릇' 톡톡
- 대구은행, '계좌 임의개설' 제재 수위 가닥…불확실성 제거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카자흐스탄은행, 고집스런 '기회의 땅' 도전 결실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베트남법인 특명 '삼성전자 예금' 의존도 낮춰라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대수술]조병규 행장 파격 제안, '우수 법인장' 근무지 선택권 준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미얀마은행, 악재 딛고 사상 첫 연간 흑자 '의미 크다'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프라삭, 캄보디아 '1등' 도전 앞두고 숨고르기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KB국민은행, 어렵게 되살린 인니 부코핀 '성장 불씨'
- 우리금융, 포스증권 인수 앞두고 '라이선스 보강' 논의 한창
- [금융지주 사외이사 뉴 노멀]NH농협금융, 여전히 미흡한 '임추위·경영진' 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