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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물적분할, 국민연금 '찬성'에 힘실렸다 [스튜어드십코드 발동]찬성 의견 KCGS 권고안과 일치율 높아...국내외 타 자문사들도 찬성 권고

이효범 기자공개 2020-10-22 08:00:0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1일 08: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LG화학 물적분할에 찬성을 권고하면서 자문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의 표심에 이목이 쏠린다.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업계의 기류와 함께 의결권자문사의 권고를 따르는 전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 국민연금의 찬성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외 자문사 '찬성' 한목소리...국민연금, 의결권 위탁 없이 모두 행사

국민연금은 투자기업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때 의결권자문사의 의안분석 보고서를 참고한다. 자문을 제공하는 곳은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다. 국내 투자 주식에 대해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을 참고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말 기준 LG화학 지분율 10.28%(804만5578주)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최대주주인 LG(보유 지분율 30.06%)에 이어 두번째로 지분이 많다. 이번 물적분할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은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LG화학 지분에는 직접투자한 지분과 위탁운용사가 일임으로 투자한 지분이 섞여 있다. 이 경우 위탁운용사에게는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는다. 앞서 의결권을 위탁받은 민간 운용사가 국민연금과 다른 목소리를 낸 사례도 종종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LG화학 지분 10.28%에 대한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한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이번 안건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LG화학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38.08%에 달한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가 LG화학 물적분할 추진에 적잖은 힘을 싣어준 셈이다. 또 국내 다수 기관들에게 의결권 자문을 제공하는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최근 '찬성'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에 자문을 제공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이 LG화학 물적분할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의결권자문사의 권고안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의 출석률이 저조하거나 찬성표가 적을 경우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찬반여부가 더욱 중요해진다. 극단적으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면 LG화학도 물적분할 안건의 통과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국민연금, 의결권 사전공개할 듯...'주주가치 훼손 여부' 판단 기준

이같은 판세 속에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찬성 권고는 LG화학 주총에 큰 의미를 지닌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권고안을 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안을 따르는 일치율은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주주명부 폐쇄 전까지 LG화학 지분율 10% 이상으로 유지했다면, 이번 안건에 대한 찬반여부를 주총 전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정기 주주총회부터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결과를 사전 공시하고 있다. 이는 주총 표결에서 다른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찬성 권고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지침 36조에서는 '회사분할 및 분할합병'에 대한 지침을 명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1항에는 '주주가치의 훼손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LG화학 물적분할만 놓고 본다면 배터리부문이 100% 자회사로 분할되는 것이라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안은 아니다. 시장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건 LG화학이 향후 분할한 배터리부문 기업공개(IPO)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이 이번 물적분할과 함께 향후 기업공개 실행까지 감안해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앞서 국민연금이 삼광글라스 물적분할 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오너일가와 다른 주주들의 이해상충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LG화학 물적분할 사례는 달리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결권자문사가 '찬성' 의견을 표명하면서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뚜렷한 근거가 없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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