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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VC 세컨더리]1000억대 대형화 꿈틀...중장기 활성화 키 '모펀드'⑤벤처투자 패러다임 변화, 출자사업 일관성·전문인력 양성 강점

이윤재 기자공개 2020-10-27 08:03:23

[편집자주]

벤처 생태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세컨더리펀드가 등판한 지 18년째다. 기업공개(IPO) 위주인 국내 투자금 회수시장에서 세컨더리 성장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다. 초창기만 해도 더디게 진행됐던 세컨더리펀드는 201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단순 구주매입에서 벗어나 LP지분유동화, 펀드 구조조정 등 거래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세컨더리펀드 현황을 점검하고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07: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투자 판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세컨더리펀드도 대형화 바람이 부는 양상이다. 약정총액 1000억원이 넘는 세컨더리 전용 벤처펀드가 모처럼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속적인 활성화를 위해 전용 모펀드(Fund of Funds)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0년 6월말 기준 펀드 목적을 세컨더리로 등록한 벤처펀드는 72개로 집계된다. 약정총액은 평균 255억원이며 전체 1조8326억원에 달한다. 다만 이 통계에는 단일 포트폴리오 구주매입을 위해 조성한 소규모 프로젝트펀드들이 포함돼 있어 블라인드 세컨더리펀드만 놓고 보면 평균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블라인드 형태로 조성된 세컨더리 전용펀드들은 점차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세컨더리 시리즈 펀드를 내놓는 IMM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1호 펀드만해도 200억원대였지만 최근에 만든 3·4호의 경우 600억원대로 몸집을 키웠다.

다른 벤처캐피탈이 만든 세컨더리펀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오플럭스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각각 700억원대 LP지분 유동화펀드를 선보였다. SV인베스트먼트와 SBI인베스트먼트·IBK캐피탈은 각각 700억원대, TS인베스트먼트는 800억원짜리 세컨더리펀드를 내놨다.

정점을 찍은 건 LB인베스트먼트다. 지난해말 1245억원짜리 세컨더리 전용 펀드를 내놨다. 약정총액의 60%를 주목적 투자처인 구주매입에 활용한다. 지난 2005년 스틱인베스트먼트(현 스틱벤처스)가 조성했던 스틱세컨더리펀드(약정총액 1190억원) 이후 15여년만에 1000억원대 세컨더리 전용 펀드 물꼬를 텄다.

세컨더리펀드 대형화는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다. 벤처캐피탈의 세컨더리 수요는 시리즈A 단계보다 비교적 후기인 시리즈B·C 단계에 집중돼있다. 과거대비 벤처기업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세컨더리 투자 재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근래 벤처투자 활성화가 되면서 동시에 벤처기업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며 "시리즈A가 아닌 주로 후기 단계에 집중하는 세컨더리의 경우 펀드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세컨더리 전용 모펀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책자금 뿐 아니라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주요 자금이 한데 모여야 한다는 견해다. 먼저 모펀드는 다년간 일관된 출자사업이 가능해 규모화가 가능해진다. 구주매입이나 LP지분유동화, 펀드구조조정 등 다양한 주목적을 가진 자펀드를 설정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무엇보다도 주기적인 출자사업은 세컨더리를 전문으로 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 양성 기반이 마련된다.

모펀드로 회수시장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LP풀 다변화에도 긍정적이다. 국내 벤처펀드 출자자를 보면 대략 50여곳이 남짓에 불과하다. 벤처캐피탈들은 제한된 출자자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간 회수시장이 열리면 유동성 관리 요구가 컸던 기업들도 벤처펀드 출자를 하나의 선택지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민간 자금 매칭이 까다로워 전반적으로 벤처캐피탈의 펀드 결성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가 지속된다면 앞단에서 다른 벤처펀드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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