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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펀드 '빈익빈 부익부' 유동성

이윤재 기자공개 2020-10-28 08:15:29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유동성'이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벤처투자 열기는 해마다 최대치를 갱신해나가고 있다. 올해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등이 출자한 재원은 2조원을 웃돈다.

그런데 예년과는 조금 달랐다. 통상 연간 단위로 출자예산을 안분하는 것과 달리 올해는 대부분 연초에 집중됐다. 운용사 선정에 출자확약서(LOC) 확보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바꿔보면 출자기관에서도 펀드 결성이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밑바탕에 깔려있던 셈이다.

정책자금이 확대되더라도 벤처펀드당 출자비율은 이전과 비슷하다. 결국 민간에서 끌어와야 하는 자금 규모가 커진다. 제한적인 국내 벤처펀드 출자자 여건을 감안하면 벤처캐피탈간 치열한 경쟁은 불 보듯 뻔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여러 민간 출자사업에 벤처캐피탈이 몰렸다. 예년만 해도 정책 모펀드 위탁운용사 지위 확보가 메리트였지만 올해는 통용되지 않았다. 과열 양상으로 치달은 경쟁에서 최상위권을 제외한 이들은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다.

연초에 진행한 출자사업의 펀드 결성시한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러 벤처캐피탈은 여전히 펀드 결성이 한창이다. 일부는 최소결성 규모를 맞추기 위한 수십억원 모으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펀드 결성에 실패하면 결과는 뻔하다. 확약된 출자금 반환은 물론 페널티를 피할 수 없다.

눈을 돌려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막강한 트랙레코드와 운용인력을 보유한 곳은 이른바 대형 벤처펀드(메가펀드) 조성이 한창이다. 1000억원을 넘어 2000억원부터 4000억원대까지 거론된다.

국내 벤처투자는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부주도 시장이다. 내년에도 올해 이상으로 정책자금이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바꿔 말하면 올해와 같은 벤처펀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양극화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게 분명하다. 한 걸음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중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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