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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강한기업]일신방직 ‘오너 2세’ 김영호 회장의 30년 선견지명VC·화장품·주류로 사업 다각화, 섬유 불경기 장기화 속 존재감↑

박규석 기자공개 2020-11-11 08:06:2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2세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1990년대부터 진출한 벤처캐피탈(VC)과 화장품, 주류 등의 사업이 본업의 부진을 상쇄시키고 있다. 섬유 사업의 불황이 장기화될 기조를 보여 계열사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신방직은 1951년 고 김형남 명예회장 회장이 세운 국내 굴지의 섬유제품 제조·판매업 기업이다. 기업 설립 이후 한국의 기간산업이 발전하면서 일신방직 역시 빠르게 성장했다. 1973년에는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현재는 계열사를 통해 본업인 섬유 사업 외에 △VC투자 △와인 △화장품 △초콜릿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방직→VC투자’ 신사업 위한 이종산업 진출

국내 대표 방직 기업인 일신방직이 VC투자와 화장품, 초콜릿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배경에는 김영호 회장의 투자 판단이 주효했다.

1982년 고 김형남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창호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수장이 된 그는 1990년부터 신사업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이 시기는 국내 섬유 산업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급격한 성장으로 점차 성장 동력을 잃어가던 때다.


김 회장이 먼저 꺼내든 카드는 VC투자사인 일신창업투자의 설립이었다. 1990년 세워진 일신창업투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와 융자, 경영지원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설립 이후 현재까지 4650억원 규모의 VC펀드와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결성·운용했다.

1994년 일신방직이 홍콩 캐주얼 브랜드 지오다노를 들여오기 위해 앞장선 것도 일신창업투자였다. 당시 일신창업투자는 홍콩 지오다노와 합작해 지오다노를 설립, 국내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

보수적인 경영 방침을 고수하던 일신방직 입장에서 VC투자사 설립은 혁신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제조업 기반의 성장을 이룬 만큼 투자 활동을 통한 금융수익 창출은 처음 도전하는 생소한 영역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일신창업투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했다. 2015년 65억원 규모였던 순이익은 지난해 말 102억원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신방직의 계열사 중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일신창업투자가 유일했다.


김 회장은 자신이 잘 알는 와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대학 때부터 와인을 즐겨 마셔 와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로 유명하다. 이에 김 회장은 1991년 신동와인을 설립해 시장 경쟁력을 쌓기 시작했다.

와인 사업은 설립 후 10여 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부터 와인 수요가 급증했고, 신동와인은 2004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250억원 규모로 500여 종류의 와인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1996년 김 회장은 비에스케이코퍼레이션을 세워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1998년 영국 브랜드 더바디샵을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매장 수는 121개다. 현재는 매출 확대를 위해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비효율 점포 개선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비에스케이코퍼레이션은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 초콜릿’의 국내 유통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6개 매장 운영 중이며 국내 주요 백화점과 오피스타운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비대면 소비문화가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마켓컬리와 H mall, CJ mall 등과 같은 온라인 몰과 홈쇼핑 채널에도 진출해 수익성을 늘리고 있다.

◇계열사 힘입어 섬유 부진 상쇄…본업 사업 효율화 집중

김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30년이 지난 요즘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속된 섬유 사업의 부진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계열사들의 실적이 방어해 주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계열사들이 존재감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 계열사들의 총순이익은 105억원으로 일신방직의 전체 순이익인 202억원에 52%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섬유 사업 등의 부진에도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로 1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섬유 사업이 코로나19 악재로 성과가 부진했지만 계열사들이 예년 수준의 실적을 유지해 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일신방직은 향후 섬유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신방직은 현재 광주에 위치한 생산설비 매각을 추진 중이며 창원공장 부지에는 물류창고를 지어 유휴 부지를 재활용하고 있다.

일신방직 관계자는 “섬유 사업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업황이 좋은 계열사들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섬유 부문이 어려운 시기이지만 광주 공장부지 매각과 올 상반기 완공한 창원 물류창고 활성화 등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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