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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CP 조달 급증' 금융 리스크 증가 [Market Watch]대신·하이·유진 등 5000억 돌파, 유동화물 매입확약 부담 관측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11-16 15:42:2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0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단기자금시장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 리스크가 고조된 올 3월 대형 증권사가 기업어음(CP) 시장을 적극 찾은 데 이어 최근에는 중소형사의 조달세가 매섭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올 2월부터 꾸준히 CP 발행을 지속해 7850억원에 달하는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수천억원대 CP 잔량을 유지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동화물 매입확약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소형 증권사의 CP 조달이 늘어났을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회사 규모 상 대형사보다 적은 잔량만으로도 유동성 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된다는 점에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중소형 증권사 CP 잔량 '껑충', 현금성 자산 웃돌기도

기업어음 등 단기자금 시장 내 국내 중소형 증권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CP 발행잔량 기준 자기자본 4조 미만의 중소형 증권사 물량은 총 5조 5740억원으로, 전체(61조 7527억원) 시장의 9% 수준에 해당했다.

대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조달세가 두드러졌다. 11일 기준 대신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CP 잔량은 각각 7850억원, 7550억원 규모였다. 증권사에 대한 불안이 가시화되던 2~3월을 기점으로 두 증권사의 발행 잔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뒤를 이어 유진투자증권이 6150억원의 잔량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4650억원)과 BNK투자증권(4040억원), 유안타증권(370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3680억원), DB금융투자(3480억원), KTB투자증권(3370억원), 현대차증권(3100억원)의 CP 잔량도 상당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CP 잔량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와 비교해도 상당하다. 올 상반기말 연결기준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6459억원, 3200억원이었다. 현금성 자산을 뛰어넘는 자금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마련한 것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현금 및 현금성자산(8912억원) 대비 다소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기준

◇유동화물 매입확약 영업 여파 관측, 유동성 리스크 불가피

중소형 증권사의 CP 잔량 증가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유동화물 매입확약과 연관돼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 3월 단기금융시장 불안 이후 매각하지 못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확약물 등을 떠앉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늘어났을 것이란 지적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유동화물에 매입확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얻어왔다. 증권사의 신용보강으로 유동화물 신용등급을 끌어올리고, 그 사이에 발생하는 금리차를 수익원으로 삼는 구조다. 대신 유동화물이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해당 물량을 인수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유동화물 발행을 위한 인수자금 목적으로 CP 발행을 늘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ABCP 매출 전 유동화에 필요한 자금 조달처로 비교적 금리가 낮은 단기물 발행에 나선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중소형사의 경우 신용등급이 낮은 탓에 비교적 조달 금리가 높다.

하지만 과도한 단기 조달은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진다. 시장 내 투심이 위축될 경우 단기자금시장부터 경색이 이뤄지기 때문에 만기도래하는 CP에 대한 차환 부담이 심화된다. 실제로 올 3월 단기자금 시장 투심 위축에 CP 등 해당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던 국내 대형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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