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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SPV '막차'로 비수기 공략…막판 투심잡기 [발행사분석]2년물 공모채 1400억 발행…고금리 메리트 부각

이지혜 기자공개 2020-11-19 13:35:4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이 두 달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내년 1월 일몰을 앞둔 가운데 정책의 도움을 받기 위해 공모채 발행을 서둘렀다.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미매각분 인수 지원을 받는 것이다.

㈜두산은 상대적으로 11월 회사채 시장이 한산하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면서 아직 여력이 남은 투자자가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리테일 등 투자자에게 고금리 매력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회사채 시장의 비수기를 틈타 상대적 흥행 효과를 보려는 것이다.

◇두 달만의 공모채 발행재개…SPV 지원 절실

㈜두산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9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금액은 1400억원으로 만기구조는 2년 단기물로 정해졌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과 KDB산업은행, 키움증권이 맡았다.

올 들어 최대 발행규모다. ㈜두산은 올해 2월 750억원, 9월 5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발행했다. 모두 2년물이었다.

㈜두산의 도전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연초효과에 힘입어 모집금액 400억원에 수요예측 참여금액 7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비우량채를 향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9월 대규모 미매각을 냈다. 모집금액 500억원에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50억원에 그쳤다.

그런데도 대규모 공모채 발행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 덕분이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KDB산업은행의 이름으로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모집금액 1400억원 가운데 80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9월에도 500억원 중 350억원을 인수하며 힘을 실어줬는데 이번에도 적잖은 힘을 보태는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두산이 수요예측에서 사실상 완판을 거두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유동성지원기구가 올해 ㈜두산 공모채를 1150억원가량 인수하면서 증권사와 발행사의 미매각 부담을 대폭 줄여줬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지원을 받기 위해 공모채 발행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는 2021년 1월 13일 일몰을 앞두고 있다. 연장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만큼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공모채 발행에 다시 나선 것이다.

◇경쟁자 없어 리테일 투심 적극 공략

시장 분위기도 ㈜두산에 비교적 우호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채 발행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상반기 투자자들이 보수적 태도를 보였다”며 “북클로징 시점이 임박했지만 투자여력이 남은 투자자가 적잖은 만큼 ㈜두산이 9월보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1월 공모채 발행시장은 삼성물산, NH투자증권이 18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면서 비로소 활기를 보였다. 3분기 보고서 제출 등 일정이 겹친 데다 기업들이 상반기 조달을 서두른 탓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10월부터 현재까지 일반 회사채 발행량은 모두 6조519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사채 발행량은 12조원을 넘었다.

고금리 메리트도 적잖다. ㈜두산은 공모희망금리밴드로 4.8~5.3%를 제시했다. 9월 발행 당시보다 약 10bp가량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BBB0 2년 등급민평에 버금간다. 이 때문에 리테일 투자자 사이에서 비교적 반응이 좋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재무개선안도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하반기 이후 두산타워와 관계사 지분 매각 등 재무개선안을 이행하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매각차익이 발생해 차입금이 줄어들면서 재무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신용도는 사실상 두산중공업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여전히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연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재무부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편”이라며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한다고 해도 매각구조나 규모를 면밀히 따져봐야 하기에 ㈜두산의 신용도가 개선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두산의 신용등급은 BBB0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불확실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려둔 반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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