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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화학]감사위·사추위처럼 '안전위원회' 못 만드나④글로벌 화학사에게는 일상, 객관적 사고 방지책 마련 필요성 제기

박기수 기자공개 2020-11-26 08:16:11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14: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봄에 개화하는 목련의 영어 단어는 '매그놀리아(Magnolia)'다. LG화학은 이 매그놀리아의 첫 글자 'M'자를 딴 엠-프로젝트(M-Project)를 운영 중이다. M-Project는 백악기부터 살아남은 목련처럼 장기적 영속을 위한 안전 프로젝트다.

올해 LG화학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각종 안전사고에 몸살을 앓았다. 작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건도 정리가 되지 않은 채 국내·외 생산공장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다. 재계를 넘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ESG등급에서도 치명타를 입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2019년 LG화학에게 환경 C등급을 부여했다가 인도 공장과 대산 공장 사고 이후 등급을 최하위등급인 D등급으로 강등했다. ESG등급 역시 B+에서 B등급으로 내려갔다. 올해 10월 부여한 2020년 등급에서는 환경 C등급을 받았다.

LG화학의 M-Project는 사내 자체 노력이다. LG화학은 9월 보도자료를 통해 "사내 환경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는 물론 외부 전문기관 인원들까지 함께 참여하고 있다"라면서 "올해 인도·국내 대산공장 사고 이후 LG화학은 전세계 37개 사업장(국내 15개·해외 22개)을 대상으로 고위험 공정 및 설비에 대해 우선적으로 긴급 진단을 완료하고 590건의 개선사항을 도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전 부서 관련 조직개편도 단행했다고 알려진다. 석유화학·전지·첨단소재 등 각 사업 본부로 흩어져있었던 환경안전 예산 및 투자 관리의 주체를 신학철 부회장(CEO) 직속인 법인 환경안전 조직으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낸다. 특히나 LG화학 전지사업부가 납품한 배터리를 사용하는 현대차의 '코나EV' 모델이 올해에도 잇단 화재 사고를 내면서 자체 안전사고 예방 방안으로는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LG화학을 포함한 각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사고 관련 안전 방지책이 잘 구축돼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속으로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사측에서 발표하는 시스템이 '보여주기식'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내가 아닌 회사 밖에서 회사의 안전관련 시스템을 감시하고 정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LG화학은 이사회 산하에 경영위원회와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만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해외 화학사들의 경우 이사회 산하에 안전 이슈를 전담하고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책임을 지는 전문 조직을 갖추고 있다"라면서 "자산총계 2조원이 넘을 경우 설치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처럼 안전 관련 위원회를 설치해 사외이사들을 배치한다면 더욱 엄격한 관리 체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화학사인 다우듀폰(DowDuPont)의 각 독립회사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안전 관련 위원회의 존재감을 알 수 있다. 재료과학의 다우(Dow)의 경우 환경·보건·안전 및 기술 위원회(Environment, Health, Safety & Technology Committee)가 있다. 특수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듀폰 역시 '환경·보건·안전·지속가능경영 위원회(Environment, Health & Safety & Sustainability Committee)'를 갖추고 있다.

듀폰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위원회는 회사의 환경·보건·안전·보안(EHS&S) 관련 현 정책 및 정보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고, 이사회에 해당 관련 정책 등을 제안하는 '의무'를 갖는다. 또 회사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EHS&S 관련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이사회에 전달해야 하는 의무도 갖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각종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사내·사외이사들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라면서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업계 선두를 넘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이사회 성숙도도 함께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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