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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오르는 A급 회사채, 옥석 가리기는 유효 [Market Watch]캐리 수요 꾸준, 강세 지속…일부 AA급 부진, 반사효과도

남준우 기자공개 2020-11-26 14:01:3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10: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서 회사채 캐리 수요(보유 이익)가 부각되는 중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전 자산 수요가 커졌다.

채권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이득이다. 정기적인 이자와 더불어 롤 다운(Roll Down) 효과(잔존만기 감소에 따른 가치 상승)도 누릴 수 있다. 최근 AA급 회사들의 부진으로 시장 평가가 하락하면서 수급이 용이한 A급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스프레드가 다소 벌어진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발 리스크로 옥석가리기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평가다.

◇유동성 장세 속 굳건한 캐리 수요

올 8월까지 국내 보험사들은 회사채를 총 3조3천392억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719억원 매수한 것에 비해 44배가 넘는다. 지난해 누적 총매수 1조6천102억원 대비로도 두 배에 가깝다.

보험사가 회사채 비중을 확대한 건 저금리 상황 속에서 캐리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고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회사채에 투자함으로써 더 많은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급 이상 회사채는 가지고만 있어도 성공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A급 이상 회사채에 대한 캐리 수요 증가가 북클로징에 의한 투자 수요 감소 보다 훨씬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유동성 장세 속에 수급이 불안하던 A급 채권 평가가 좋아지는 추세다.

캐리(보유 이익)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얻는 이익을 의미한다. 통상적인 의미의 캐리는 채권 보유 시 정기적으로 얻는 이자 수익을 의미한다. 최근 저금리 기조에서 A급 회사채는 비교적 높은 금리를 안정적으로 지급해주는 주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급 좋은 A급 회사채 강세

최근 A급 회사채 캐리 수요가 커지는 것은 AA급 회사들이 코로나19발 부진으로 실제 평가가 A급에 가까운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 정유, 유통 회사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락 기조가 강해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한국신용평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던 호텔롯데 AA0 등급을 AA-로 한 노치 하락시켰다. 롯데쇼핑, S-Oil, SK이노베이션 등 전통 AA급 강자들도 부정적 아웃룩을 달며 등급 하방 압력이 커졌다.

AA급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큰 A급 회사채와 시장 평가가 비슷해지는 기조다. 투자자들은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수급이 쉬운 A급 회사채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A급 회사채 보유만으로도 롤 다운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 롤 다운 효과는 채권 보유 기간동안 만기가 짧아지면서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 효과를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 3년 만기 채권을 1년간 보유할 경우 만기가 2년으로 줄면서 자동적으로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한다. A급 회사채 가격은 AA급에 비해 가격이 비교적 싸고 금리도 높은 편이기에 롤 다운 효과를 더 크게 누릴 수 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 전망도 한 몫했다. 증권업계는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현 연 0.5%로 동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나갈 거라는 평가다.

금리 동결로 국고채 변동폭이 작아지며 캐리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변동성이 감소한 만큼 금리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 안전하게 수익을 챙기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6월 이후 국고채 3년물 변동폭은 10.7bp에 불과하다.

국고채 금리는 6월 이후 본격적으로 0%대에 접어들었다. 반면 A급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코로나19로 신용 스프레드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2월에 비해 10~20bp 가량 높은 수준이다.

자연스럽게 채권 브로커에게 중개수수료를 주면서까지 딜링을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6월 이후 신용등급이 부여된 회사채 거래량 규모는 6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옥석가리기는 존재

A급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로 투자 수요는 풍부하지만 옥석가리기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금리메리트를 제시했음에도 모든 A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좋은 것은 아니다.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3일 기준 올해 발행된 A급 회사채는 117건에 달한다. 이 중 미매각을 겪은 사례는 17건이다.

10월 회사채 1000억원을 발행한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여파를 그대로 받으며 수요예측 경쟁률이 제로였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리스크 때문에 3000억원 모집에 110억원만 참여하는 굴욕을 겪었다. 금리도 개별민평 대비 100bp 이상으로 확정지으며 높은 발행 비용을 부담해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저금리 기조에서는 크레딧채권 수요가 커진다"며 "유동성 장세에서 상대적 메리트가 있는 A급 회사채 캐리 수요는 분명하지만 코로나19발 등급 하락에 따른 옥석가리기는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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