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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 동양물산기업, 농기계 M&A 전략 '눈길' [진격의 중견그룹]③엔진·작업기·자율주행으로 사업영역 확장

김형락 기자공개 2020-11-26 08:06:04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동양물산기업'은 M&A(인수·합병)를 지렛대로 농기계 제조 분야에서 수직계열화 얼개를 만들었다. 농기계 본체 생산에서 시작해 엔진, 작업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엔티 경영권을 인수해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물산기업은 농기계 제조사업에서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굴지의 M&A로 농기계 본체뿐만 아니라 엔진과 각종 작업기 생산,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농기계 본체, 엔진, 작업기, 자율주행 기기 통합 생산을 목표로 M&A 후속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양물산기업은 2016년 9월 농기계 제조업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수직계열화 M&A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 농기계 시장 점유율 1위 달성과 더불어 자체 엔진 생산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농기계 시장 점유율 2위인 동양물산기업이 4위인 국제종합기계를 품는 거래였다. 국제종합기계는 동양물산기업과 마찬가지로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을 생산했다. 국내 농기계 시장점유율(2011년 농협검수, 대리점 자부담·융자 기준)은 △대동공업(31.9%) △동양물산기업(25.6%) △LS엠트론(17%) △국제종합기계(14.2%) 순이었다.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해 매출 도약대를 마련했다. 2016년 3600억원 수준이던 동양물산기업 매출(연결 기준)은 M&A 직후인 2017년 5300억원대로 확대됐다. 매년 매출 2000억원을 올리던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한 효과였다.

국제종합기계가 보유한 엔진 생산기술도 손에 넣었다. 아직 국제종합기계 엔진 기술을 동양물산기업 농기계에 접목하지 못했다. 동양물산기업은 농기계 엔진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소형 트랙터 엔진 생산기술은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라며 "기종에 따라 각기 다른 엔진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엔진 기술을 동양물산기업에 완전히 접목하지 못했지만, R&D를 진행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물산기업은 160억원을 투입해 국제종합기계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SPC(특수목적회사) 케이에이엠홀딩스를 활용해 인수구조를 짰다. 동양물산기업과 유암코·키스톤제일차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PEF)가 공동으로 설립한 SPC가 국제종합기계 지분을 100% 인수했다. 동양물산기업은 케이에이엠홀딩스에 160억원을 투자해 지분 27.1%를 확보했다. PEF는 420억원을 투자해 케이에이엠홀딩스 지분 72.9%를 보유 중이다.

국제종합기계 경영권은 동양물산기업이 쥐고 있다. 케이에이엠홀딩스 지분은 50% 미만이지만, PEF와 합의해 이사회 과반 선임권을 확보했다. 대신 PEF는 동양물산기업에 케이에이엠홀딩스가 보유중인 국제종합기계 주식 매수를 청구(풋옵션)할 수 있다.

동양물산기업은 PEF의 풋옵션 행사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집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금(350억원) 중 310억원가량을 국제종합기계 지분 취득에 사용할 예정이다. 동양물산기업이 국제종합기계 지분 51%를 취득하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마련해 둔 자금이다. 콜옵션 행사기간은 만료됐고, 현재 PEF의 풋옵션 행사기간(지난 8월 6일부터 내년 8월 5일까지)에 진입했다.

지난해에는 계열사 지엠티 지분 100%를 인수했다. 프론트 로더 등 트랙터 부착용 부속품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2019년 종속기업으로 편입되기 전까지 매출 거래와 매입 거래 규모는 각각 39억원, 641억원(사급거래 제거 전 기준)이다.

지엠티는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회사다. 주요주주는 김 회장(지분 54.45%), 김 회장 셋째 아들인 김식 동양물산기업 사업분석조정실장(25.31%) 등이었다.

지엠티 지분 거래규모는 총 330억원이었다. 주식 스왑(교환)을 결합해 거래구조를 짰다. 인수대금은 동양물산기업 보유현금 약 155억원과 65회차 전환사채(CB) 납입대금 약 75억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대금 약 100억원으로 치렀다. 65회차 CB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모두 김 회장 일가가 출자했다. 지엠티 지분을 동양물산기업 지분으로 바꾼 셈이다.

올해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역점을 둔 M&A를 성사했다. 에이치엔티 구주 인수거래에만 약 229억원을 쏟아붓는다. 에이치엔티 기존 최대주주인 이엔케이컨소시엄과 주주 어울림홀딩스가 보유중인 에이치엔티 지분 6.99%를 인수하는데 129억원을 썼다. 추가 지분 획득 목적으로 100억원 규모 에이치엔티 CB도 인수했다.

에이치엔티 계열사들이 개발중인 차량 자율주행 기술을 농기계에 접목하는 시너지를 구상하고 있다. 동양물산기업은 지난 7월 자회사 TYM ICT를 설립했다. 동양물산기업 중앙연구소에서 분사한 자율주행 전문기업이다. 설립 자본금 8억원 중 약 5억원을 동양물산기업이 출자했다. 김 회장 둘째 딸인 김소원 동양물산기업 경영지원실장이 TYM ICT 대표이사와 에이치엔티 사내이사를 겸임하며 자율주행 사업을 관장하고 있다. 내년 초 자율주행 탑재 트랙터, 이앙기 양산이 목표다.

동양물산기업 관계자는 "GPS 수신기, 핸들 조향기 등 자율주행 관련 임베디드 기계장치는 회사의 미래 먹거리"라며 "자체 R&D도 중요하지만, 다른 쪽에서 개발한 기술을 접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에이치엔티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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