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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 영흥, M&A로 돌파구 찾을까 [오너십 시프트]①한영선재·대호피앤씨 연이어 인수, 사업다각화 '방점'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26 08:00:5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14: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 상장 철강기업 '영흥'이 M&A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 사업 정체와 수익성 악화 위기감이 고조되자 결단을 내렸다. 타깃은 '냉간압조용선재(CHQ 와이어) 시장'이다. 시장점유율 3, 4위 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며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고부가 제품군이 많고 산업 연계 효과도 커 시장 반등 시 수혜 효과가 크다고 판단,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영흥은 조용한 기업이다. 여타 철강회사들과 마찬가지로 1977년 설립 이후 한우물만 파며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했다. 기업공개 역시 2010년에야 이뤄졌다. 계열사가 9곳이나 있지만 대부분 본업과 연관됐다. 주력 제품인 와이어로프와 와이어 등을 해외에서 만들거나 유통하기 위해 만든 법인이다.

이런 영흥이 올해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같은 선재 영역이지만 사업 성격이 전혀 다른 CHQ 와이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CHQ 와이어는 기본 선재(Wire Rod)에 드로잉이나 열처리 등을 해서 만든다. 고품질이 요구되며 자동차와 전자, 산업기계, 건설 영역에서 중간재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먼저 올해 1월 시장 4위 사업자인 '한영선재'를 품었다. 20% 주식을 21억원에 취득한 데 이어, 곧바로 8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확보했다. 올 4월 추가로 지분 65%를 사들이데 40억원을 썼다. 영흥은 BW까지 모두 행사하면서 현재 한영선재 지분율을 96%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지난달에는 3위 사업자 '대호피앤씨'를 인수했다. 경영권 주식 3030만주(41.45%)를 취득하기 위해 3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잔금 지급일은 내년 1월이다. 대호피앤씨는 세아특수광, 현대종합특수강과 함께 CHQ 와이어 시장을 80% 넘게 점유하고 있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한영선재와 대호피앤씨가 한 식구가 되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흥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직접 투입한 자금은 500억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신규 대여금(150억원)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더 커진다. 이는 작년 말 영흥 총자산(3039억원)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더욱이 자체 유동성이 부족했던 탓에 새롭게 빚을 내고 부동산까지 대거 처분했다.

영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생존 전략과 맞닿아있다. 와이어로프와 와이어, PC강연선 등 기초 선재 제품만 생산했던 영흥은 최근 4년간 성장 정체와 실적 악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선재 산업은 기본적으로 전방 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조선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다. 수년간 제조업 부문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영흥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기술 진입장벽도 낮아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다.

이는 숫자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2016년 1858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774억원으로 오히려 떨어졌다. 이후 180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더 성장하지 못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2017년까지는 그나마 이익을 냈지만 2018년 들어 46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깜짝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다시 회복세가 꺾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액은 82억원에 달한다.

영흥 관계자는 "먼저 4위 한영선재를 인수했고, 시장 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3위 대호피앤씨까지 인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추가 M&A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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