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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권홍사 전 회장, '대의와 각론 사이' 무게감 극대화양대 FSC 정상화 공감·조원태 회장 퇴진 필요성 제기, '존재감·협상력' 증대 포석

김경태 기자공개 2020-11-26 08:17:2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3자연합 중 한축을 맡고 있는 권홍사 전 반도건설 회장이 KDB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빅딜 절차에 대해 문제 제기를 분명히 했다. 아울러 조원태 한진칼 회장 중심의 경영 정상화 방침에도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반도건설은 계열사인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을 통해 한진칼 지분 20.06%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은 이달 19일 기자간담회에서 "KCGI를 비롯한 3자연합은 법적 계약관계 및 그 실체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3자연합이 "한진칼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아 빅딜을 위해 누구와 어떠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협의에 임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다"고도 설명했다. 권 전 회장은 이런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전 회장이 절차적인 문제를 지적한 것은 현재의 빅딜 추진 방식이 지속되는 한 반대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KCGI를 포함한 3자 연합은 산은의 빅딜 발표 이틀 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25일) 오후 5시 심문이 열린다.

법원이 3자연합의 주장을 인용하면 산은이 짜 놓은 시나리오는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가처분 소송이 받아들여질 경우에 대한 질문에 “딜이 무산된다"고 확인했다. 소송에서 산은이 이겨 계획된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3자연합에서 반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권 전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라는 대의(大義)에 동의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해 주목된다. 현재 양대 FSC의 경영 상황이 어렵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퇴진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은은 조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잡았고, 경영 성과가 없으면 조 회장의 퇴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권 전 회장의 입장과 교집합이 형성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반대를 하겠냐고 밝힌 점도 있다.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고 절차에 문제점을 찾기 어렵다면 빅딜에 전향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겠다 밝힌 것은 그간 반도건설의 전략과 맞물린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진그룹 오너일가, 3자연합 등 한진칼의 모든 주주 중 반도건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경영권 분쟁, 향후 대한항공의 경영 정상화로 한진칼 주가가 상승하면 반도건설은 투자 이익을 얻는다.

반대의 경우도 급할 게 없다. 3자연합의 선봉에 선 KCGI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투자금 회수(Exit)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반도건설은 자기자금으로 투자한 만큼 훨씬 장기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에서도 견조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갖추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작년말 연결 자본총계는 1조6139억원이다. 부채총계는 1595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은 9.9%다. 금융부채는 736억원이며 매입채무, 미지급금, 미지급비용, 예수금, 임대보증금으로 구성됐다. 이 중 차입금은 없다.

그간 반도건설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말을 아꼈다. 3자연합에서 KCGI가 적극적으로 선봉에 나섰고 반도건설은 한 발 물러났다. 재계에서는 오히려 존재감과 협상력이 커지는 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권 전 회장이 한진칼·대한항공 경영에 선을 그은 것도 마찬가지로 풀이된다.

재계에 따르면 권 전 회장은 이달 10일 반도건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뒤 두문불출하고 있다. 권 전 회장은 퇴임 후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재단을 통해 지역 문화사업과 장학사업, 소외계층 돕기 지원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기 위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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