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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지주사 안정화' 피에스케이, EB 발행 묘수됐다20% 할증 붙여 250억원 조달, 성장성 어필·주주 달래기 효과

조영갑 기자공개 2020-12-02 12:18:1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에스케이가 올해 6월 말 발행한 교환사채(EB)가 재무 전략상 쏠쏠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추가로 현금 여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도 한몫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피에스케이는 지주사인 피에스케이홀딩스와 더불어 지난 6월 말 총 250억원 규모의 EB를 키움증권과 키움캐피탈을 대상으로 발행했다. 피에스케이는 총 51만6546주의 자사주(3.50%)를 주당 교환가 2만9039원에, 피에스케이홀딩스는 122만6091주의 자사주(5.69%)를 주당 8156원에 교환하는 조건이다. 교환청구기간은 2025년 5월 30일까지다.

피에스케이는 교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자금의 용처를 "인력 확충 등 내부투자 및 연구개발(R&D) 용도"라고 밝혔다. 추가로 유동성을 확보해 R&D를 위한 인력을 확대하고, '뉴 하드 마스크 스트립(New Hard Mask Strip)' 등 신규 개발 장비의 고도화를 꾀하겠다는 의미다.

뉴 하드 마스크 스트립 장비는 PR(포토레지스트) 스트립 분야를 석권한 피에스케이가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다. 20nm이하 미세 공정을 요하는 반도체 전공정을 타겟팅한 장비다. 반도체 전공정(노광) 단계 이후 PR이나 하드 마스크 찌꺼기를 제거하는 장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피에스케이의 EB 발행 의도를 유동성 확충과 R&D 투자 보다 복합적인 재무전략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EB를 발행할 당시 곳간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에스케이는 EB 발행자금 유입 전인 지난 2분기 말 1567억원의 당좌자산을 보유할 정도로 현금이 풍부했다. 현금 동원의 지표인 당좌비율은 지난 2분기 256.94%, 유보율은 2777.11%에 달했다.

피에스케이홀딩스 역시 마찬가지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비상장 모회사 '피에스케이홀딩스-평택'과 합병 전인 2019년 말 당좌자산은 230억원가량에 불과했지만, 합병 후 유형자산 등을 유동화하면서 지난 2분기 말 기준 802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당좌비율은 305.63%, 유보율은 1955.06%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에스케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고객사의 장비 발주가 늘면서 이미 지난해 말부터 뉴 하드 마스크 스트립 제품의 양산 출하가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EB 발행은 관련 R&D 자금의 확충이라기보다 지주사 전환 이후 전체적인 그룹사 주주가치 제고를 노린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EB 발행조건에서 드러난다. 통상의 EB가 보통 발행회사보다 인수인에게 유리하게 설정되는 반면 피에스케이가 발행한 EB는 교환가액이 발행 시점의 가중산술평균주가 대비 15~20%가량 할증, 상대적으로 피에스케이에 유리하게 설정됐다. 이자율도 0%인데다 주가 하락에 따른 조정(리픽싱)도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의 할증은 향후 업황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피에스케이는 내년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투자 확대에 따라 관련 라인(평택 제2공장)에 스트립 장비를 대거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주요 고객사 향 logic(시스템) 반도체 라인 공급 역시 예정됐다.

EB 발행 이후 양 사의 주가흐름은 견조해진 모양새다. 피에스케이는 올해 3월 코로나19 팬더믹의 영향으로 주가가 1만1350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다 EB 발행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폭증, 8월 초 3만425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조정기를 거쳐 11월30일 기준 3만685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피에스케이홀딩스 역시 3월 말 4250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7400원까지 주가가 뛰었다. 주가는 7350원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피에스케이가 4월 완료한 지주사 체제의 안정화에도 성공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B 발행이 '재무적 묘수'가 되면서 피에스케이홀딩스의 주주들 달래기에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피에스케이는 지난해 4월 피에스케이를 인적분할해 피에스케이홀딩스를 존속법인으로 두고 여기에 '피에스케이홀딩스-평택(비상장)'을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구주주 지분율이 합병 전 63.5%에서 합병신주 교부 후 16.4%로 희석되는 등 주주가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피에스케이 내부에서도 EB 발행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피에스케이 관계자는 "EB가 시장가치(주가)보다 20% 가까이 할증된 가격에 발행되면서 시장에 피에스케이의 성장성을 어필할 수 있었다"면서 "여기에 EB 교환 이후 유통 물량이 추가로 확보되면서 주주가치가 더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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