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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 사장 유임...배터리 소송 스탠스 변화 없나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소송 10여건 진행...여론전 통해 합의금 축소 의지

이우찬 기자공개 2020-12-04 09:24:37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5: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이 유임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취해온 SK그룹의 스탠스가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K배터리' 여론전을 펼치며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필요한 소송전을 멈춰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SK그룹은 3일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사장의 유임이 눈에 띈다. 재계는 SK그룹 인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을 이끌어온 김 사장 인사에 주목해왔다. 그의 연임 여부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에서 단기 합의 또는 장기화 모드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로 보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현재 국내외에서 10여건의 소송으로 맞붙고 있다. 핵심은 배터리 영업비밀, 특허 침해로 요약된다. 당장 오는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예정돼 있다. 급한 쪽은 SK이노베이션으로 보인다.

지난 1월 ITC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판결(예비 결정)한 바 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였고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영업이 불가능하게 되고 수조원 규모의 배상금 지급도 피할 수 없게 된다.

SK이노베이션에게 배터리 소송은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미국 배터리 사업을 위해 약 3조원을 투자해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전기차 배터리 제1, 2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이다. 1공장은 2022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2021년 최초 가동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송에서 패소하면 공장 가동도 불가능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제표상 소송 관련 충당부채를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 소송 결과가 나와도 바로 배상금 규모가 확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당부채 반영 계획이 현재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가 ITC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양 측이 표면적으로 대화의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국내 배터리 산업 경쟁력 강화와 무의미한 소송으로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서 LG에너지솔루션이 합리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면 합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관건은 합의금 규모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제시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수조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의금을 공개적으로 제시한 바 없고, 합의금의 기준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합의는 영업비밀 침해의 당사자인 SK이노베이션에 달려 있다"며 "합의금은 법과 상식에 맞추면 된다"고 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의 김 사장은 2017년 1월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겸직 발령된 이후 3년8개월 이상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김 사장의 유임은 배터리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성장을 지휘해온 성과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출하량은 총 0.78기가와트시(GWh)로 SK이노베이션은 삼성SDI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 있다. 이번 인사에서 그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신설된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 선임될 만큼 SK그룹에서 신뢰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SK 인사에서 김 사장이 연임되지 않았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에서 전략적 스탠스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유임으로 결정되며 김 사장의 SK이노베이션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배터리 소송전에서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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