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CEO 후보군 인터뷰 곧 시작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절차 본격화, 카드·손보·증권 차기주자 최대 관심
고설봉 기자공개 2020-12-04 07:22:44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자회사 대표이사(CEO)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돌입한다. KB금융그룹이 계열사 CEO 선임 절차가 막바지에 들어선 것이다. ‘윤종규 체제 3기’를 함께 이끌어갈 참모들을 직접 선별한다는 방침이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번주 후반부터 다음주까지 계열사 현 CEO 및 새로운 CEO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이후 이달 20일을 전후해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개최하고 인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계열사 CEO 인선을 위한 절차적 장치는 모두 갖춰졌다. 3연임을 확정지은 윤 회장은 지난달 허인 KB국민은행의 연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추위 진용을 꾸렸다. 대추위는 상시조직으로 사내·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다. 윤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허 행장이 비상임이사 자격으로 위원회에 참여한다. 선우석호·김경호·권선주 등 3명의 사외이사도 대추위원이다.
이번 인사 대상에 오른 KB금융 비은행 계열사는 10개사, CEO는 각자대표를 포함해 총 12명이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이현승·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 등이다.
KB금융 안팎에선 윤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안정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연임에 성공한 뒤 단행한 첫 계열사 CEO 인사에서도 허 행장 연임을 결정하며 안정을 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불안정해진 안팎의 경영 여건을 고려해서라도 계열사 CEO를 쉽게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불어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달성한 만큼 CEO들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KB금융은 비은행부문 성장에 힘입어 올 2분기와 3분기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을 앞섰다. 그동안 KB금융은 은행부문에선 신한금융보다 한수 위의 실적을 보여왔지만 비은행부문에선 늘 뒤쳐져 왔다. 하지만 올해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와 함께 KB증권과 KB카드 등의 선방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KB국민카드와 KB손해보험이다. 이동철 대표와 양종희 대표의 연임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 대표는 2018년 취임해 올해로 약 3년째 KB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다. 양 대표는 2016년 취임해 2+1년 임기를 채운 뒤 지난해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연임되면 4연임을 달성하게 된다.
그동안 KB금융은 2+1년 임기제 관행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올해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허인 국민은행장도 2+1년 관례를 깨고 연임에 성공했다. 허 행장에 이어 양 대표와 이 대표가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장수 CEO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실적에서는 카드와 손보의 희비가 엇갈린다. KB국민카드는 올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2552억원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동기와 대비해도 1.7% 증가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2339억원에서 1866억원으로 20.2% 감소했다.
KB증권의 각자 대표 연임도 주목된다. 박정림·김성현 대표가 올해 KB금융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2247억원이던 KB증권 순이익은 올 3분기 누적 3385억원으로 5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KB증권은 KB국민카드를 제치고 비은행 최대 계열사로 부상했다.
다만 두 대표의 동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증권사 CEO들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았고, 김 대표는 경징계인 주의적경고를 받았다.
2+1년 임기를 마친 KB자산운용의 조재민·이현승 공동 대표도 자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KB자산운용의 올해 실적이 나쁘지 않아 이들 대표의 연임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두 대표에 대한 KB금융의 애정도 남다르다. 조 대표는 2013년 KB자산운용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2017년 12월 복귀한 올드보이다. 이 대표도 KB금융그룹이 옛 현대자산운용을 매각하면서 떠난 뒤 2018년 1월 귀환한 케이스다. 그만큼 KB금융그룹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의 경우 이제 막 2년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연임에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정수 KB생명 대표와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 등도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KB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추위는 상시조직이고 대추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매년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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