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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현대오일뱅크, 코로나 여파 배당 축소 불가피EBITDA 마이너스 속 투자 소요 증가 재무 부담도 늘어

이우찬 기자공개 2021-01-11 10:25: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금창구 구실을 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사업연도 배당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여파다. 투자 소요 증가로 예년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경우 재무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곳간을 맡고 있는 송명준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주주환원정책과 기업의 성장동력 유지 사이에서 회사 차원에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송 전무는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 재무지원부문장도 겸하고 있다. 1969년생으로 연세대 출신인 송 전무는 2012년 현대오일뱅크 경영기획팀장을 지냈고 2014년 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해 2016년 기획실 재무팀장을 역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줄곧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2017~2019년 배당성향은 각각 73.94%, 60.96%, 65.01%에 이른다. 회사는 같은 기간 6372억원, 2451억원, 2034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74.13%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2019년 현대오일뱅크에서 1505억원, 1817억원, 4724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현대오일뱅크의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현대중공업지주의 영업현금흐름에 기여했다. 2019년 현대중공업지주가 받은 2289억원의 배당금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의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5.7%에 이른다.

투자형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의 배당금 수입이 주 수익원으로 현대오일뱅크가 핵심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기준 2109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보였는데, 이는 2289억원의 배당금이 뒷받침하고 있다. 2018년 2014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배당금으로 수취한 3127억원이 기반이 됐다.

2018~2019년 현대중공업지주는 배당성향 100% 이상을 기록했는데, 캐시카우인 현대오일뱅크가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사업연도의 경우 이 같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유업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당기손익은 마이너스(-) 전환이 불가피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0조2960억원 영업손실 514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손익은 마이너스 4291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가 당기손익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장 최근 연도는 지난 2014년이다.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에비타(EBITDA)는 연간 1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781억원을 기록했다.


업황 탓에 현금창출력은 둔화됐는데,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으로 자금 소요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 프로젝트에 2021년까지 2조7000억원의 투자금이 배정된 상황이다.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자금 소요가 큰 만큼 유동성 관리가 필수적으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실적 저하와 신규투자 탓에 2019년 3조8658억원의 순차입금은 2020년 3분기 기준 5조9809억원으로 증가했다. 총차입금도 같은 기간 4조3516억원에서 6조2167억원으로 늘었다.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66.6%, 순차입금의존도 43%를 기록했다. 2019년 각각 136.3%, 30.1%에서 악화된 수치다. 단기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11.7%에서 10.2%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배당과 관련 "배당정책은 주주의 권리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2020 사업연도 배당은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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