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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사업' 재미 본 팬오션, 이번엔 'LNG운송' 에너지 기업들과 대선계약, 친환경 확산 분위기 반영…"포트폴리오 다각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1-01-08 11:00:39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15: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이 본격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사업 확장에 뛰어들었다. 2008년 한국가스공사의 LNG운송 사업자로 선정되며 첫 발을 뗀지 12년 만이다. 전세계적으로 탈석탄 움직임이 확산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팬오션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고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민해왔다. 그 일환으로 추진한 곡물사업 부문에서 쏠쏠한 성과를 거두며 신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붙은 상태다. 2015년 하림그룹에 인수된 후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곡물 트레이딩은 불과 5년 만에 매출 기준 두번째로 규모가 큰 핵심 사업으로 성장했다.

팬오션은 최근 '신규시설투자' 공시를 통해 17만4000CBM급 LNG운반선 3척을 발주한다고 밝혔다. LNG선을 주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자기자본(2조8995억원) 대비 21%에 달하는 6107억원을 투자한다. 건조는 삼성중공업(1척)과 현대중공업(2척)이 각각 맡는다. 오는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배를 인도받게 된다.

이번에 LNG선을 발주한 건 해외 에너지 기업들과 대선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팬오션이 직접 선박을 운항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 빌려주는 사업을 한다는 얘기다. 계약 상대방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포르투갈의 GALP(1척)와 미국의 쉘(2척)이다. 기본 계약기간이 5년, 7년으로 계약금은 1억1500만불(약 1256억원), 3억625만불(3318억원)이다.

두 건 모두 각 3년씩 두차례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옵션이 달렸다. 최장 11년, 13년동안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단 의미다. 쉘과의 계약에는 LNG선 1척 추가에 대한 옵션도 포함됐다. 옵션 행사시 최대 4척에 대한 장기계약이 확보된다. 대선사업의 첫 발을 떼는 입장에선 의미있는 수치다.

물론 팬오션은 LNG사업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2008년 한국가스공사의 LNG운송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12년 동안 꾸준히 경험을 쌓아왔다. 구체적으론 15만3000CBM급 LNG선을 활용해 중동과 러시아, 호주 등에서 국내 LNG인수 기지로 연간 약 160만CBM의 LNG를 운송해왔다.


LNG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했지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노하우를 쌓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 확장의 기회를 엿보다 이번에 결심을 굳혔다. 그동안은 한국가스공사 소속 선박을 운항만 해왔지만 앞으론 선박을 보유해 대선하는 등 사업 분야을 확장하기로 했다. 선주로서 선박 운영과 관리 등도 책임지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잇달아 계약을 따내며 LNG사업 확장의 초석을 다진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LNG 운송사업은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데다 높은 수준의 선박 운용·관리 기술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메이저 화주와의 계약체결이 LNG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팬오션이 미래먹거리로 LNG사업을 낙점한 배경 중 하나는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 뉴딜과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가 꼽힌다. 추후 LNG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동시에 석탄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석탄은 철광석, 곡물 등과 함께 팬오션이 벌크선에 실어 나르는 주요 품목 중 하나다. 에너지원의 변화가 영업실적에 적잖은 타격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벌크시장이 극심한 시황 변동을 겪으며 내부적으로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벌크사업을 줄이진 않더라도 다른 사업을 키워 균형을 맞춰야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팬오션 관계자는 "추후 친환경 에너지 수요 확대로 석탄 물량이 줄면 벌크사업이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 축소를 고려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곡물사업의 성공적인 안착도 사업 확장을 결단하게 만든 하나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곡물사업은 3분기 기준 124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벌크부문의 뒤를 잇는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2분기부턴 흑자도 내기 시작했다. 팬오션은 안정적인 곡물 조달을 위해 작년 9월 미국 곡물터미널을 운영하는 EGT 지분을 재인수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오션은 추가로 대선계약을 체결하는 등 LNG 사업 확장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LNG운반선 사업 외 LNG벙커링선 도입도 검토하고 있으며 카타르 LNG 운송 입찰에도 뛰어들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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