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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지배력 강화 시급한 조동길 회장, 한솔홀딩스 배당으로 힘보탤까감자·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여력 '충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1-11 10:31:2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그룹 지주사 한솔홀딩스가 3년 만에 연말배당을 실시할지 주목된다. 한솔홀딩스는 2018년 초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2017년도 결산)을 실시한 이래 배당가능이익 부족으로 배당안을 상정하지 않아왔다. 올해는 감자차익과 자회사 실적 개선 등으로 배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사실 누구보다 배당을 원하는 건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사진)이다. 한솔홀딩스 최대주주인 조 회장은 지분율이 낮아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하루 빨리 지배력을 공고히 해야 하는 입장에서 배당소득은 정기 급여나 상여금 외에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훌륭한' 재원이다. 한솔홀딩스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배당 계획을 발표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조 회장은 현재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를 통해 한솔제지와 한솔페이퍼텍, 한솔홈데코, 한솔테크닉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문제는 최대주주지만 보유지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공시인 작년 9월30일 기준 17.23%에 불과하다. 한솔케미칼(4.31%)과 한솔문화재단(7.93%) 등 특수관계자 몫을 모두 합해도 30.28% 수준이다.

이마저도 취약한 지배구조에 문제의식을 느껴 최근 2년간 수차례 추가 매입에 나선 결과다. 2018년 말엔 8.93%(특수관계자 포함 20.40%), 2019년 말엔 10.28%로 특수관계자 주식을 모두 합쳐 21.82%였다.

올해 들어 8.34%포인트(P)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특별결의 부결에 필요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주총에서 이사 해임이나 자본 감소, 정관 변경 등 적대적 주주제안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준이 33.34%란 의미다.

통상 주총 출석률이 70~8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지분율 역시 경영권 방어가 가능한 수치다. 하지만 한솔홀딩스의 경우 소액주주들이 단순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주주제안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분율을 33.34% 이상으로 끌어올릴 걸로 내다본다.

실제로 최근 두 차례의 주총에서 조 회장은 다소 곤란한 상황을 맞이했다. 2019년 주총 당시 소액주주들은 연대를 이뤄 이사회가 결의한 무상감자를 막고 유상감자와 주당 250원 배당, 사내이사 선임을 골자로 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이들이 위임장을 모아 확보한 지분율이 20%를 넘겼다.

국민연금 등 기관과 외인 투자자들이 힘을 모아준 덕에 주주제안 안건이 부결됐지만 사측도 무상감자 계획을 철회하는 등 한 발 물러서야 했다. 해당 무상감자안은 1년 뒤인 작년 주총에서 처리됐다. 이때도 소액주주들이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축소 등을 주주제안 했으나 주총 문턱을 넘진 못했다. 이러한 경험이 조 회장의 위기감을 키워 서둘러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게 했다.

일단 배당 실시를 위한 판은 깔렸다. 한솔홀딩스는 작년 5월 자사주 517만5102주를 소각해 자본금을 2359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줄인 뒤 420억원으로 축소하는 무상감자까지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감자차익이 1939억원이다.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에 쓸 수 있다.

배당재원으로 활용되는 당기순이익(별도 기준)도 3분기 누적 기준 160억원으로 작년 79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자회사인 한솔제지와 한솔테크닉스 등의 실적이 개선돼 현금흐름이 나아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주사인 한솔홀딩스는 이들로부터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

심지어 한솔제지는 작년 11월 말 일찌감치 결산배당 규모를 결정했다. 연간 예상실적을 감안해 보통주 1주당 500원 이상의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작년(400원)보다 배당 규모를 최소 25% 키운 셈이다. 한솔홀딩스가 지분 30.49%(725만7728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36억원의 배당금이 예상된다.

2019년 발표한 주주환원정책도 연말배당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당시 한솔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의 30~40%를 주주환원정책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는 현금배당 뿐 아니라 자사주매입과 소각 등이 모두 포함된다. 기간은 2021년까지다.

한솔홀딩스 관계자는 "배당은 이사회를 열고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 현재로선 확인하기 어렵다"며 "주총 전 2~3월에 최종적으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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