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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년물' ESG채권의 의미 [thebell note]

피혜림 기자공개 2021-01-15 13:08:3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공모 한국물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비중은 45%에 달했다. 총 46건의 딜 중 21건이 ESG채권이었다. 2018년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전체 시장의 절반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린본드(green bond)와 소셜본드(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 형태도 다양했다.

금융시장에서 채권이란 '조달' 자체를 위한 행위다. 하지만 ESG는 다르다. 핵심은 '무엇을 위해' 조달을 하느냐다. 발행사가 ESG채권을 찍기도 전부터 관련 조달이 어떻게 환경·사회적 가치 창출을 이뤄낼 지를 검증받아야 하는 이유다.

결국 ESG채권의 근간은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진정성'이다. 일례로 석유화학 기업의 그린본드 발행이 '무늬만 ESG'라는 비판에서 비껴가기 위해서는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는 믿음을 줘야한다. ESG채권에 대한 워싱(washing)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사용처는 물론 진정성을 입증할 방식 또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진정성은 꾸준함에서 나온다. 그런 점에서 이달 SK하이닉스 그린본드 도전은 눈길을 끈다. 그동안 한국물 이슈어들은 ESG채권 발행 시 대부분 만기 5년 이하의 중·단기물을 택했다. 만기를 2~3개로 나눠 일부 물량만을 ESG로 찍을 경우 ESG채권은 대부분 만기가 짧은 쪽이었다.

사후관리 등의 어려움 때문이다. ESG채권은 발행 후 매년 관련 조달이 환경·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높였는지 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채권 만기까지 투자자와 ESG 약속이 지속된다는 점 역시 발행사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선 기업의 ESG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과감히 10년물을 그린본드로 택했다. 트랜치를 3년과 5년, 10년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을 ESG로 낙점했다. 10년물 그린본드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장기성이 강조되자 SK하이닉스의 '2022년 에코(ECO) 비전', 'RE100'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졌다.

만기구조 장기화로 조달 안정성이 개선된 건 덤이다. 장기물은 차환 주기를 늘려 시장 변동성 등의 위험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준다. ESG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드러낸 것은 물론 자금운용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회사채 질적 성장 역시 꾀했다.

그동안 ESG채권은 희소성 등으로 등장 자체만으로도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양적 성장이 이뤄진 지금, ESG 시장은 보이지 않는 '진정성' 등의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장 변화에 발맞춰 ESG 이슈어 역시 만기 장기화와 같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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