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SK의 플러그파워, 니콜라와 다를까 수소충전소 110개 건설 '실적' 보유…연료전지 독점 공급에 CEO 전문성 평가

이우찬 기자공개 2021-01-18 08:10:4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1조6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자 계약 체결 닷새만에 이례적으로 투자 성과를 강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길을 끌었다.
앤디 마쉬 플러그파워 CEO. 출처=플러그파워 홈페이지
SK㈜는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ESR(e-Shang Redwood Group)과 함께 플러그파워 투자를 성공 사례로 지목했다. 지난 12일 66달러로 마감한 플러그파워 주가는 SK의 취득가 29달러 대비 130% 상승했다. 보유 지분가치 상승분만 2조원을 넘어섰다며 주식 인수 닷새만에 거둔 성과로 자평했다.

◇한화의 니콜라 투자 '기시감'?

SK가 '이례적인 성장세'로 표현한 플러그파워의 주가상승과 관련해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한화그룹이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6월 니콜라의 주가 상승을 강조하며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바 있다.

앞서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약 1205억원)를 니콜라에 투자해 지분 6.13%를 보유하고 있었다. 니콜라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지 6거래일 만인 현지시간 지난 6월8일 전날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하루 만에 1조원이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3세인 김동관 당시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니콜라 창업주 트래버 밀턴을 만나 온실가스 배출제로의 사업비전에 공감하는 등 투자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리기도 했다.

니콜라는 이후 사기의혹에 휩싸이며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9월 공매도 전문리서치업체 힌덴버그가 니콜라의 사기의혹을 제기한 보고서를 공개한 게 결정타였다. 2018년 공개된 수소트럭 주행영상이 조작됐다는 내용이다.

이후 니콜라는 밀턴 창업자의 사임, GM의 니콜라 지분 인수 계획 철회 소식 등 악재가 이어졌다. 니콜라에 대해 현재 미국 법무부, 증권거래위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화의 투자성과 강조도 머쓱한 일이 됐다. 한때 93.99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2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니콜라 지분 5.76%를 보유한 한화의 지분가치는 현재 약 4884억원이다.

◇플러그파워는 어떨까

SK㈜가 투자한 플러그파워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플러그파워가 니콜라와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실제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이 있다는 부분이다. 연료전지를 완성차에 납품하고 있다. 2017년 1억달러의 매출은, 2019년 2억3000만달러로 늘었다.

니콜라는 실제 출시된 제품이 없었고, 수소트럭 관련 매출도 없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6월 2016년 12월 있었던 니콜라 1호 수소트럭 '니콜라원' 공개행사와 관련 "니콜라원 트럭 외관에 온실가스 배출제로 수소 연료차량이라고 새겨 과장광고를 했으며 트럭인데, 기어와 모터가 장착되지 않아 빈 껍데기"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플러그파워는 4만개 이상의 연료전지 공급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에 수소지게차를 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90% 이상 점유율로 사실상의 독점이다. 또 플러그파워는 매일 40만톤 이상의 수소를 공급하는 110개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한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플러그파워, 기술기업...CEO 전문성 갖춰"

플러그파워와 니콜라 CEO가 걸어온 발자취도 사뭇 다른 것으로 보인다. 투자에서 경영진의 능력과 이력은 중요성이 작지 않다.

앤디 마쉬 플러그파워 CEO는 2008년 4월 플러그파워의 사장 겸 CEO로 합류했다. 앞서 그는 발레 파워(Valere Power)의 공동 창립자였으며 2001년 회사 설립 당시 CEO 겸 이사회 멤버로 재직했다. 2007년에는 발레 파워를 통신·산업용 시스템을 개발·판매하는 글로벌 전력 변환 기업 엘텍 ASA(Eltek ASA)에 엑시트한 경험도 있다. 요컨대 그는 에너지 분야에서 업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마쉬 CEO는 특히 수소사업 관련 조직, 개인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캘리포니아 수소사업위원회(California Hydrogen Business Council)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다. 그는 듀크대에서 엔지니어링 석사를, SMU에서 MBA를 취득했다.

반면 밀턴은 지역 커뮤니티칼리지를 다니다 중퇴한 뒤 영업에 뛰어들었다. 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보기 영업, 온라인 중고차 판매사이트 운영 등 영업, 광고에서 경험을 쌓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니콜라는 마케팅 중심 기업으로 밀턴 전 CEO는 수소관련 기술력을 입증한 적이 없었다"며 "플러그파워는 실제 시장에서 판매되는 연료전지로 기술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고 CEO의 전문성도 갖췄다. SK의 투자에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