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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보릿고개 뒤 최대실적 "뚝심 투자 빛봤다" 곽동신 부회장, 2019년 부진에도 대규모 투자…EMI 실드도 세계 1위

김혜란 기자공개 2021-01-18 08:14:3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14: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실적 부진기에도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한 곽동신 부회장(대표이사)의 경영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도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이 예상되고 있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2557억원, 영업이익 664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14.5%, 361.1% 증가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회사는 1980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2019년 실적 보릿고개를 넘어 이룬 성과란 점에서 더욱 뜻깊다. 2019년엔 글로벌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한미반도체도 덩달아 휘청였다.

당시 곽 부회장은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5세대(5G)와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여기에 쓰이는 반도체칩 수요가 늘 것이라고 판단했고 한발 앞서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한미반도체는 2019년 10월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4공장 준공을 완료하며 장비 생산능력을 35%나 확대했다.

실제로 지난해 5G, 자율주행차,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비트코인 등에 쓰이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고, 한미반도체의 비전 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와 EMI 실드(Electro Magnetic Interference Shield) 장비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수혜가 컸다. TSMC는 'OSAT(반도체 조립·테스트 외주업체)'라고 불리는 전문업체에 패키징을 맡기고 있다. TSMC 협력업체인 대만 ASE와 SPIL, PTI, 미국 앰코(Amkor), 중국 장전과기 스태츠칩팩(JCET), 화천과기(Huatian), 통부미전(TFME) 등 글로벌 기업이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다. 전체 매출의 80%가량이 이들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는 데서 발생한다. 최근 TSMC는 지난해 매출 약 53조원 순이익은 약 20조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여기에 TSMC가 올해 투자금 30조원을 쏟아붓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단 점도 한미반도체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반도체의 EMI 실드 장비

곽 부회장은 2014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래 꾸준히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2017년 3공장을 지으면서 내부에 대규모 클린룸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한미반도체 입장에선 대규모 투자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선 품질 경쟁력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곽 부회장의 판단이었다.

2016년엔 EMI 실드 시장에 뛰어들며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EMI 실드는 반도체 칩의 미세화로 발생하는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기 위해 전자파 차단 금속막을 입히는 과정에 필요한 장비다. 곽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에 EMI 실드공정이 적용되는 등 새로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반도체의 주력 제품은 2004년부터 17년간 세계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온 비전 플레이스먼트였다. 회사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EMI 실드 장비는 출시 4년 만에 세계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며 회사의 도약을 이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근시안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무엇보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 선제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그것이 지금의 성과가 나올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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