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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그룹 지주사 전환]'현금지출' vs '주주반감', 해성디에스 처리안 '장고'⑦해성산업, 계양전기 보유분 떠와야…직접 취득·분할 합병 등 '일장일단'

박창현 기자공개 2021-01-19 07:59:1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그룹 지주사 '해성산업'이 해성디에스 지분 처리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계양전기가 들고 있는 해성디에스 지분을 가져와야 한다. 해성산업이 직접 지분을 사오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지만 현금 지출이 불가피하다. 대안으로 해성디에스 지분만 따로 떼어내 투자회사로 옮긴 후 해성산업과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경우 계양전기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성산업은 지주사 전환 후속 작업으로 계양전기와 해성디에스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회사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늘려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순이다.

다만 두 계열사가 완전히 지주사 체제 안으로 들어오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긴다. 바로 계양전기가 보유한 해성디에스 지분 9.62%(163만5000주)을 다시 처리해야만 한다. 지주사 체제 내 자회사는 손자회사 이외 계열사 주식을 소유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주사 해성산업이 앞장서 해당 지분을 떠와야 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해성산업이 계양전기로부터 해성디에스 보유 주식을 시장 가격에 그대로 사오면 된다. 해성산업은 해성디에스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고, 계양전기는 빠른 자산 처분을 통해 여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해성디에스는 상장사다. 따라서 시장에 형성된 주가로 주식을 넘기면 되기 때문에 가격 이슈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직거래 방안은 해성산업이 직접 돈을 써야 한다. 14일 종가(2만8500원) 기준으로 거래 대상 물량의 시장 가격은 465억원에 달한다. 반면 해성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210억원이 전부다.

투자 부동산(장부가 1395억원)이 풍부하고 재무구조 또한 워낙 탄탄해 추가 차입 여력은 충분하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야 하는 입장이다. 그룹 지주사로서 다양한 신사업을 구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순 지배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출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자금 유출 없이 지분을 떠오는 방안도 있다. 계양전기가 해성디에스 지분만 따로 떼어내 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해성산업과 합치는 '분할 합병' 방법이 그것이다. 해성산업은 합병 대가로 계양전기 주주들에게 현금이 아니라 신주를 주면 된다. 해성산업과 계양전기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합병 비율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문제는 확실한 거래 명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계양전기 시가총액은 1570억원, 보유 중인 해성디에스 주식 가치는 465억원 수준이다. 전체 자산의 30%가 오가는 중차대한 경영 의사결정이다. 자칫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와 2세 승계 등 지배구조 재편을 이유로 계양전기 주주들에게 일방적인 선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해성디에스는 반도체 팩키징 소재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산업의 슈퍼 사이클 도래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계양전기 주주들이 해성디에스 지분 보유를 더 선호하고, 여기에 합병 대가로 그룹 지주사 지분을 받는 것을 꺼릴 경우, 극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일방적으로 합병 절차를 강행하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졌던 '삼광글라스' 선례도 부담이다.

해성산업은 아직 행위제한 요건 해소까지 2년간의 유예기간이 남은 만큼 주가 추이와 시장 변화 등을 면밀히 살핀 후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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