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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넘겼지만…호텔·면세업, 등급 방어 '가시밭길' [Credit Outlook]코로나19 후속 이동제한 조치 '직격탄', 신용등급 줄하향…추가 하락 가능성도

김수정 기자공개 2021-01-22 13:20:1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텔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본업인 호텔은 물론 주요 수익원으로 부상한 면세업도 전세계적으로 시행중인 이동제한 조치 탓에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롯데, 호텔신라 등 주요 호텔 사업자는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올해 호텔·면세업 사업 환경과 신용등급 전망도 작년보단 아니지만 여전히 비우호적이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추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타격이 크고 길었던 만큼 회복도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호텔기업 동반 'AA-' 강등

지난해에는 호텔 사업자의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어느 때보다 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4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수시평가를 진행해 이들의 신용등급 'AA0'를 유지하면서 신용등급 하향검토 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그리고 연말 이들의 신용등급을 'AA-'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4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데 이어 연말께 실제 이들의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6월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꿔 달았고 12월 해당 2개사 신용등급을 AA-로 낮췄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확대, 그리고 이로 인한 재무 부담 심화 등이 호텔사 등급 하향의 근거다. 2020년 호텔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연초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세계 각국이 국가간 이동과 호텔, 면세점, 공연장 등 다중시설 이용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입국객은 약 23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타격을 받은 건 면세점 사업이다. 호텔업계 주요 기업은 호텔사업과 면세사업을 겸하고 있다. 수년간 수익성이 저하돼온 호텔사업 대신 면세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은 지 오래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업계 매출액은 1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실적의 대부분을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기에 입국자 감소 충격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면세점 매출에서 외국인 비중은 84%이며 이 중 80% 이상이 중국인이다.

전통적인 호텔 사업도 최근 수년 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가동률과 객단가가 낮아졌고 신규 호텔 개관으로 고정비 부담도 커졌다.

엔화가치 하락, 북한 핵 이슈 등으로 숙박비 지출 규모가 큰 일본 관광객이 감소한 것도 실적 악화 이유 중 하나다. 작년에도 공급 증가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호텔사업과 면세점업 모두 본원적 사업 기반이 국내외 여행객이다. 국가간 상호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는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없다. 결국 호텔·면세 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이동제한 조치가 해제된 이후에야 실적 정상화가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단기간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만큼 회복 속도도 가장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재무 악화 현실로

실제 주요 호텔 사업자 재무제표를 보면 현금 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추세가 뚜렷하다. 쌓이는 현금이 줄어든 만큼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호텔롯데는 매출액 2조8143억원, 당기순손실 768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도 같은 기간 5조398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순손익은 2019년 3분기 말 1825억원이던 게 적자로 전환됐다. 연간 기준 순손익은 2017년 이후 2019년까지 줄곧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플러스(+) 수치를 유지해온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마저 -848억원을 기록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9년 3분기 기준 EBITDA는 6645억원이었다. 2019년 말 기준 7조9727억원이던 총차입금 규모는 9조3122억원으로 1조원 넘게 불어났다.

호텔신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안팎의 감소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은 2조3462억원으로 2019년 3분기 4조1733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2019년 3분기 누적 274억원이던 순손익은 지난해 -1698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졌다면 호텔신라는 최근 5년 이내 처음 순손실을 내게 된다.

EBITDA는 330억원으로 전년 동기(5703억원)에 이어 플러스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잉여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3840억원 흑자에서 106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총차입금은 1조775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00억원가량 늘어났다.


◇호텔신라, 하향 트리거 '터치'...호텔롯데도 '긴장'

신용평가사는 호텔기업 등급 변동과 관련, 코로나19 사태의 지속 기간과 전개 양상, 이에 따른 영업실적과 재무 안정성 변동 추이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사업 실적과 재무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 결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신라는 신용평가업계가 제시해둔 등급 하향 요건 일부 충족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호텔과 면세점 업황 개선, 회사 수익성 향상, 재무 안정성 제고 등을 호텔신라 신용등급 전망 상향 검토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 반대의 경우엔 등급을 추가 하향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면세 업황 개선과 함께 '영업이익률 4% 이상'과 '순차입금/EBITDA 4.2배 미만' 등을 등급 전망 상향 검토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져 부채비율이 450%를 초과한 상태가 지속되면 등급 하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 3.5배 이하'와 '차입금의존도 35% 이하' 상태가 유지되면 등급 상향을 검토한다. 반면 '순차입금/EBITDA 5.5배 초과' '차입금의존도 45% 초과' 등 상태가 지속될 경우 등급을 낮출 전망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호텔신라 영업이익률은 -6.4%이며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25.8배를 기록하고 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43.8%, 54.3%다.

호텔롯데는 아직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진 않았지만 위태롭긴 마찬가지다. 호텔롯데 신용등급 평가와 관련해 나이스신용평가는 실적과 현금 창출력 개선, 재무구조 안정화 등을 등급전망 상향 가능 요건으로 꼽았다. 반대의 경우 등급 하향을 검토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영업 환경과 사업 실적·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영업이익률 3% 이상'을 전망 상향 검토 요인으로 설정했다. 등급 하향 검토 요인으로는 실적·재무 악화와 더불어 '부채비율 250% 초과'를 제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 3.5배 이하' '차입금의존도 35% 이하' 상태가 유지되면 등급 상향을 검토한다. 반면 '차입금의존도 50% 초과' 상태가 지속되면 등급을 낮출 수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호텔롯데의 영업이익률은 -16.5%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162.5%이며 순차입금/EBITDA는 -65.8배, 차입금의존도는 47.2%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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