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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스템 경영 점검]비상경영 사령부 '키맨'들은 누구②2008년 이윤우·최지성→2017년 권오현→ 2021년 전자 3인 대표

김혜란 기자공개 2021-01-27 07:36:26

[편집자주]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은 또다시 총수 부재 상황을 맞았다. 2008년과 2017년에 공백 사태가 있었지만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위기를 넘겼다. 그간 총수의 부재 상황을 경험하고 이를 극복해오면서 시스템 경영을 강화해 나갔던 삼성. 그럼에도 이를 둘러싼 불안의 목소리가 많다. 더벨은 총수 부재 상황을 삼성이 어떻게 대응해왔는지 살펴보고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5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은 이미 2008년과 2017년 두 차례의 총수 공백 사태를 지나왔다. '오너 없는 삼성'에는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체제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와 함께 사장단협의회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등 그룹의 주요 현안을 조율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이 새롭게 등장했다.

총수 공백은 전문경영인 그룹의 부상으로 이어졌다. 삼성의 '비상경영 사령관'을 맡은 전문경영인들은 어수선한 조직을 추스르고 위기 관리에 힘썼다. 다만 이런 비상경영체제에선 큰 책임이 따르는 결정을 할 수 없어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오너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많단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지휘관 이수빈 회장…이윤우·최지성 투톱 체제 전면에

2008년 4월 고 이건희 전 회장이 차명계좌와 세금포탈 혐의에 대해 사과하며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삼성은 처음 오너 부재 상황을 맞았다. 1987년 회장직에 오른지 20년 만의 퇴진이었다. 당시 삼성전자 전무였던 이재용 부회장도 고객총괄책임자(CCO) 자리에서 물러나 일단 해외현장 경험을 더 쌓는 방향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오너 일가와 함께 그룹 수뇌부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룹의 사령탑으로서 대규모 투자와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총괄해온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면서다. 전략기획실의 수장이자 그룹 2인자로 불렸던 이학수 부회장과 전략기획실 산하 전략지원팀장을 맡던 김인주 사장도 동반퇴진했다.

이 전 회장 퇴진 후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게 된 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었다. 삼성은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하면서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지는 삼성 특유의 '삼각편대' 경영을 사장단협의회-각 계열사 체제로 바꾼다. 계열사별 독립 경영을 기본으로 하되 그룹 차원에서 공동 논의할 필요가 있는 사안들을 사장단협의회에서 다룬다는 그림이었다.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참여하는 이 협의회는 별도의 회장직을 두지는 않았지만, 이수빈 회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이 전 회장 퇴진의 격랑이 가라앉은 2009년 1월 삼성은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삼성특검' 이후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세대교체에 인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던 핵심 참모진이 퇴진한 자리에 삼성 리더십을 대표할 새 인물이 채워졌다. 이윤우·최지성 '투톱 체제'의 개막이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4개 사업부를 부품(반도체+LCD)과 제품(디지털미디어+정보통신) 분야로 이원화하고 이윤우 부회장-최지성 사장의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1968년 삼성전관에 입사해 2011년 고문으로 물러날 때까지 40년 넘게 삼성에 몸담은 인물이다. 메모리사업총괄 부사장, 반도체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며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D램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데 선봉장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최지성 사장도 1977년 삼성물산 제품2과에서 시작해 삼성전자 내 다양한 사업부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었다. 투톱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삼성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호실적을 냈다. 두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그룹 내 총괄 조정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한때 최전선 실무형 장수로 활약했던 최 사장은 이 전 회장 복귀 이후 미래전략실 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너 일가의 '책사형 참모' 역할을 했고, 2017년 2월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를 도운 혐의로 이 부회장과 함께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권오현 대표→JY 부재 속 전자 3인 대표 '키맨' 부상할까

2014년 이 전 부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자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주축으로 해 삼성전자 공동대표이사를 맡은 권오현(부회장)·윤부근·신종균 사장의 빅3 체제가 한동안 유지됐다.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법정 구속되자 삼성은 총수대행체제로 돌입했다. '총수대행'을 맡은 권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이 중심이 된 비상경영 체제였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치며 '삼성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이후 빅3는 2017년 10월 동반 퇴진하며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에 비상경영체제의 사령탑 역할을 넘긴다.

2017년 11월 삼성전자는 오너 부재 상황에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전자계열사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를 신설한다. 미래전략실에서 인사지원팀장(사장)을 맡았던 정현호 사장이 TF를 맡았다. 전자계열사의 업무 조율이 조직 설립의 이유였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삼성은 삼성전자 등 전자계열사, 삼성물산 등 비(非)전자 제조계열사,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등 3개 소그룹 체제로 재편된 상태였다.

이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로 감형하면서 석방됐는데, 이 즈음 삼성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와 삼성물산 설계·조달·시공(EPC)경쟁력강화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까지 3개 TF 체제를 완성한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는 물론 미전실 등 그룹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1년 동안 계열사 간 중복업무 조율이나 투자, 인사 등의 문제를 지원해줄 조직이 필요하다는 데 각 사의 공감대가 모인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각 계열사 간 자율경영체제와 그룹 경영을 총괄할 삼각 TF 체제'는 얼마되지 않아 또 다시 사법리스크의 직격탄을 맞는다.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아 재수감 되면서 삼성은 또다시 총수 공백 사태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삼성을 이끌 확실한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사업지원TF는 미래전략실 출신 임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전면에 나서기도 어렵다.

당분간 삼성은 2017년의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가되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김현석 사장, 사장 등 '전자 3인 대표'가 삼성 리더십을 대표하고, 다른 계열사들도 CEO와 이사회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삼성 내부에선 총수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큰 변화를 맞고 있는 데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진입한다. 삼성도 미래를 위한 투자 등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데, 오너의 '옥중경영'으로는 한계에 부닥칠 거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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