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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올해는 원화커버드본드 발행할까 외화본드 발행으로 '역량 입증' 불구, 저금리·투자자 수요 부담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22 07:39:14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6: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올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도전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작년부터 신(新)예대율 규제 대응 차원에서 원화 커버드본드 시스템을 갖추고 발행 역량을 갖춰왔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다만 올해도 저금리 기조 여파로 투자수요가 많지 않아 발행요인이 적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레코드 전무, 시중은행 중 유일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5억유로(약 6668억원) 상당의 유로화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를 발행했다. 채권만기 5년물의 중장기 외화채권으로 금리는 마이너스인 연 '–0.17%'에서 결정됐다.

커버드본드란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물이다. 국내 시장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하나은행은 이번 조달로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 역량은 입증했다는 평가다. 최근 외화 커버드본드는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현금을 조달해야 하는 시기라 외화채권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하나은행이 발행을 시도한 이유다. 최근 국고채와 은행채 간 스프레드가 커지면서 금리절감 효과도 일부 누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자금 조달 다변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채권(원화, 외화) 만기 도래분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발행 목적으로 지목된다.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기존 부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이란 것이다. 이를 원화로 환전하고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면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꾀할 수도 있다.

다만 하나은행은 원화채 발행 경험은 아직 없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를 실현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작년까지 총 3조7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농협은행, 부산은행, 수협은행도 내부 검토는 했지만 발행 대열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작년부터 준비를 해왔기에 당장이라도 원화커버드본드를 찍을 수 있는 상태"라며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경험을 바탕으로 용도변경만 하면 되기 때문에 투심이 완화된다면 바로 발행을 위한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자금부는 지난해 주택금융공사를 자산 감시인으로 선임하는 등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원화용 프로그램 설계도 새로 구축했다. 한도, 담보, 구조, 관리인 설정 등과 관련한 전반적인 준비도 완료한 상태다. 전산IT, 내부통제를 위한 인력확보 작업만 뒷받침하면 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코로나19 발발로 발행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채권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수요가 미달해 계획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역시 연이은 금리 인하로 투심이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채권시장 안정대책이 쏟아지면서 은행채 금리는 작년 말 보다도 낮아졌다.

가뜩이나 커버드본드가 금리 측면에서의 메리트가 떨어지는데 저금리 기조가 겹치며 투자자들의 수요가 더욱 줄어든 상태다. 통상적으로 커버드본드 금리는 국고채와 은행채 금리의 중간 수준에서 결정된다.


◇하나은행 예대율 100.5%, 규제수준 임박

비록 시장 환경이 뒷받침해주진 못하지만 하나은행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의지는 상당하다. 무엇보다 신예대율 규제 압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작년부터 신예대율 산정방식을 내놨다. 대출별로 위험가중치(가계 1.15%, 기업 0.85%, 소호 0%)를 달리 적용해 예대율을 산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판단 하에 가계대출은 억제하고 기업대출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은행들은 신예대율 규제 대비에 분주했다. 당장 가계대출을 줄이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예금을 확대하는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혔다. 은행마다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이 확대되고 CD발행이 활발해졌던 이유다.

그런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다. 당국이 원화예수금의 1% 내에서 원화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처럼 간주해주며 발행비용 분담금을 면제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이 원화커버드본드 발행을 지난해부터 고려해온 배경이다.

하나은행은 원화예대율이 100.5%로 규제 수준(100%)에 도달한 상태다. 당국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규제 완화 조치를 내놓고 5%포인트 초과(105%)라는 위반사항에 대해선 당장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는 6월부터 유동성 관리에 고삐를 조일 예정이다. 원화로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예대율 문제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조정 위해 늘린 기업대출 '리스크 확대'

지난해에는 커버드본드 발행이 무산되자 신예대율 관리 차원에서 대출 포트포리오 조정에 나섰다. 원화예수금을 늘리는 대신 신예대율 산정 방식에서 가중치가 높은 원화대출금은 축소하는 전략이다. 원화예대율은 전체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커버드본드 발행액 포함)으로 나눈 값이다.

이에 따라 원화예대율 산정 시 가중치가 보다 낮은 기업대출 비중을 늘렸다. 하나은행의 원화대출액 중 기업대출 비중은 2019년 말 46%에서 작년 9월 말 47%로 확대됐다. 반면 가중치가 높은 가계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53%에서 52%로 조정됐다. 특히 대기업대출은 13.8%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의 업종에서 높은 증가폭이 나타났다.

문제는 대기업대출 경우 산업별로 경기변동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대기업 신용대출 비중이 62%로 높아 비교적 높은 마진율을 보이고 있지만 담보력이 낮아 부실화 우려는 더욱 커졌다.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향후 기업대출 취급 기조를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올해는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시도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진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당장은 예수금 확보가 어렵진 않지만 예대율 관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핵심저금리성 예금 확대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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