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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해외경험 풍부한 김원희 실장, 포스코 비철강사업 확대 '미션'⑧포스코케미칼, 에너지소재기업으로 변신 '일등공신'…기타부문 키우기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21-01-25 14:25:0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1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전략기획본부 산하 실장들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승진이나 전보로 수장이 바뀐 타실과 달리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은 올해도 김원희 실장이 맡는다. 포스코 핵심사업인 철강 이외에 비철강부문의 사업 확장 및 경쟁력 확보가 그가 맡은 주요 업무다.

전 부사장의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실장은 무역/건설/에너지 등 포스코의 인프라사업 관련 부문을 책임진다. 김 실장은 최정우 회장의 뒤를 이어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 등을 맡다가 컨트롤타워에 합류했다. 포스코ESM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수요 빅뱅에 발맞춘 사업구조 시프트에 성공한 것이 유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재무통 출신 김원희 실장, 비철강사업 리더…중국 사업 경험도

1965년생인 김 실장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의 리더급 인물로 성장하기에 앞서 해외에서 경험을 쌓았다. 전략기획본부 산하 실장들 가운데 해외 경험이 있는 인물로는 이경섭 경영혁신실장이 꼽힌다. 이 실장은 포스코가 베트남 진출에 공을 들이던 2000년대 초반 포스코와 베트남 현지회사가 절반씩 출자했던 합작회사 VPS(VSC-POSCO STEEL)에서 관리부장을 지냈다.

김 실장의 해외 경력 무대는 중국이었다. 2012년 장가항포항불수강 유한공사(ZPSS)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2014년 부총경리를 지냈다.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997년 포스코와 중국의 강소사강그룹이 공동 투자하여 설립한 전문 스테인리스강 한중 합작 기업이다.

현재 중국 내 최대 STS 열연 냉연제품 생산업체로 성장했다. 포스코가 8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20%는 중국강소사강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포스코의 해외 패밀리 기업이다. 최 회장이 2019년 5월 해외 생산법인 방문 차 출장길에 올랐을 때 필수적으로 챙겼던 곳이기도 하다.

중국 현지 경험을 쌓은 김 실장은 2015년 1월 인사에서 보직 변경을 통해 재무투자본부 자금그룹장으로 발령났다. 당시는 CEO 직속 조직으로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실이 있었지만 재무 관련 업무는 별도로 재무투자본부에서 담당했다.

김 실장은 이듬해인 2016년 2월 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했고 이후 자금그룹리더를 맡았다. 같은 시기 가치경영실은 가치경영센터로 승격했는데 이와 맞물려 재무투자본부 산하에 있던 재무실이 컨트롤타워로 새롭게 편입됐다.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가 그룹 경영 전략 이외에 재무부문까지도 아우르게 된 것이다. 이를 주도한 인물이 당시 가치경영실장을 맡고 있던 최 회장이었다. 김 실장은 재무부문이 컨트롤타워에 편입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자금 업무를 책임졌다. 최 회장의 신뢰가 두터웠다는 방증이다.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케미칼에서 CEO-CFO '콤비'

2년 뒤인 2018년 1월 인사에서 김 실장은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 기획재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포스코켐텍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핵심 경영진으로 부상했다. 뒤이어 2월 포스코켐텍 새 대표에 최 회장이 선임됐다. 포스코켐텍을 '최정우-김원희' 재무 콤비가 이끌게 된 셈이다. 김 실장은 그해 7월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9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실장은 지난해 다시 최 회장의 부름을 받아 포스코 컨트롤타워로 복귀한다. 인프라사업관리실을 이끄는 게 그가 새로 맡은 임무였다. 전략기획본부장 이외에 글로벌인프라부문장도 겸하고 있던 전중선 부사장이 그에게 비철강 관련 업무를 맡긴 것이다. 조직 체계 상 편의를 위해 인프라사업관리실은 글로벌인프라부문이 아닌 전략기획본부 산하로 편재돼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11월 내놓은 '100대 개혁과제'에서 2030년 포스코의 철강·비철강·신성장사업의 수익비중을 각각 40%, 40%, 20%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당시 "철강사업에서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철강의 뒤를 잇는 강력한 성장엔진을 발굴해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비철강 수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지 약 1년 만에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 수장으로 김 실장을 낙점했다. 포스코그룹의 비철강 사업 비중을 높이는 장기 비전의 액션플랜 역할을 김 실장이 맡게 된 것이다.

여기엔 포스코와의 내부거래를 통해포스코케미칼의 사업 시프트를 이끌었던 그의 경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4월에 양극재 회사인 포스코ESM을 흡수합병했다. 포스코켐텍 시절 음극재를 생산하던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ESM을 합병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래 고부가가치 소재인 양·음극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초 이 청사진을 그리고 계획했던 이가 최 회장이고, 이를 실행에 옮긴 게 김 실장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에 의존해 내화물제조정비사업을 하던 포스코케미칼은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포스코케미칼·포스코에너지 사업 확대에 집중할 듯

포스코의 비철강 수익 비중을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은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 포스코 전체 영업이익(1조5396억원)에서 철강부문(690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5%로 절반에 가깝다. 무역(3252억원), 건설(2970억원), 기타부문(2271억원)이 각각 21%, 19%, 15%의 비중으로 뒤를 잇고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하면 비철강부문 수익비중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최 회장 취임 이전인 2017년말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철강부문(3조6283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달했다. 무역(3152억원), 건설(4149억원), 기타부문(7568억원) 비중은 각각 7%, 9%, 5% 수준에 그쳤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의 활약이 돋보인다. 포스코케미칼에서 음극재와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너지본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3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음·양극재사업은 라임케미칼부문에서 따로 떨어져 나와 지난해 처음으로 에너지소재사업부문으로 독립했는데, 독립한 첫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책임졌다.

포스코에너지도 눈여겨봐야 할 계열사로 떠올랐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조1409억원, 영업이익 21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은 497억원에서 2118억원으로 1621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22%에서 18.56%로 수직 상승했다. 20%에 육박하는 이익률을 기록하며 포스코그룹 내 새로운 '캐시카우' 등극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비철강' 출신 CEO란 꼬리표를 달고 있는 만큼 글로벌인프라부문에서 더욱 성과를 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원희 실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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