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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한국앤컴퍼니]오너중심 경영위·제한적 내부거래위, 실효성 '물음표'③조현식·조현범 2인 위원회...여타 지주사와 대조적

김서영 기자공개 2021-02-10 10:27:52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8: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사회는 모두 4개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필수로 운영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는 기업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의 경영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가 실효성이 부족하다 지적이다. 오너 일가로만 구성돼 있고, 의결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오너'만의 경영위원회

한국앤컴퍼니의 경영위원회(경영위)는 2001년 3월 설치됐다. 경영위원회는 경영이나 재무 등에 관한 사항 심의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경영위는 주주총회 승인 사항이나 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위원회의 설치와 위원회 구성원의 선임 및 해임 등을 제외한 안건을 다룬다.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기 전 사전 검토나 심의도 가능하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경영위의 목적은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이다.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등 의사 결정권자만 모여 안건을 처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다만 위원회는 어디까지나 이사회에 속한 조직인만큼 독립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영위는 오너 일가로만 이뤄져 독립성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경영위 구성원은 사내이사 2인인 조현식 부회장과 조현범 사장이다. 2011년 전문경영인인 서승화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조양래 회장과 조 부회장, 서 전 부회장이 경영위 구성원으로 활동했다. 서 전 부회장이 자리를 내려놓은 후 사내이사로만 경영위를 꾸리게 되자 오너 일가만 남게 됐다.

결론적으로 오너 일가 2인이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는 구조다. 경영위를 운영하는 다른 지주사는 어떤 모습일까. 경영위를 운영하는 지주사에는 ㈜KT와 롯데지주가 있다. 이들은 오너 일가로만 경영위를 꾸리지 않았다. 오너 일가를 제외한 사내이사나 경영진이 포함돼 있다.

㈜KT의 경영위는 사내이사 3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경영위원장은 구현모 대표이사다. 구 사장은 11년 만에 나온 KT 내부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져 있다. 기업부문장을 맡은 박윤영 부사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인 박종욱 부사장이 경영위 구성원이다.

롯데지주는 집행위원회(집행위)가 경영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사내이사 2인(송용덕·이동우)이 의결위원을 맡는다. 상근임원 6명(오성엽·박현철·이태섭·정부옥·추광식·이훈기)이 심의위원 역할을 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사내이사나 사외이사가 아닌 임원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오성엽 사장은 커뮤니케이션실장, 박현철 사장은 경영개선실장, 이태섭 부사장은 준법경영실장, 정부옥 부사장은 HR혁신실, 추광식 전무는 재무혁신실장, 이훈기 전무는 경영혁신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 상표권 의결뿐?

한국앤컴퍼니는 내부거래위원회(내부거래위)를 두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2019년에는 세 차례 개회했지만 그중에 두 번은 위원장 선임을 위한 회의였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내부거래의 운영규정 제3조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50억원 이상의 거래행위를 사전에 심사하고 승인하는 것을 설치 목적으로 한다. 자금 및 주식, 자산 등을 제공하거나 상품이나 용역을 거래하는 행위, 대규모 내부거래 등이 내부거래위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

정작 자회사 주식 투자 안건은 내부거래위가 아니라 경영위에서 의결했다. 한국앤컴퍼니 경영위는 지난해 자회사 한국카앤라이프(옛 에이치케이오토모티브)와 한국타이어 주식을 새로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국카앤라이프 주식 12만8000주를 64억원에 취득했다.

이는 다른 지주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CJ㈜ 내부거래위는 지난해 5월 'CJ CGV의 유상증자 참여 심의의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522만1228주에 대해 1636억원을 출자했다. ㈜KT 내부거래위는 지난해 1월 '케이티이엔지코어 유상증자 참여'를 의결했다. 140만주 취득을 위해 280억원을 출자했다.

반면 한국앤컴퍼니의 주요 내부거래위 안건은 '브랜드 로열티 계약 갱신의 건'이다.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한국아트라스BX로부터 상표권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의 상표권 수익은 한국타이어와 한국아트라스BX 각각 228억원과 12억원이다.

한국앤컴퍼니의 내부거래위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타이어, 배터리 등을 제조하고 있지만 이들 사이의 비즈니스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며 "지분율 늘리는 것이 아니라 투자금을 출자해 지분을 얻게 된 경우에는 내부거래위가 아니라 경영위 의결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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