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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PEF에 뿌리내린 뱅커…코스톤 정회민 상무IB서 운용역으로 변신, 2본부장 맡아 전방위 활약

조세훈 기자공개 2021-02-10 10:17:2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0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톤아시아는 젊은 운용인력이 뭉쳐 시작한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다. 투자에 두각을 나타내며 설립 5년만에 첫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이라는 차별화된 전략이 기관 투자자(LP)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정회민 코스톤아시아 상무는 이런 투자 전략을 실행하는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아왔다.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 실무를 쌓아온 그는 첫 블라인드펀드 조성 당시 합류하며 코스톤아시아의 투자 색채를 한층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노랑통닭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을 끝낸 이후 투자2본부장을 맡으며 중량감이 한층 높아졌다. 올해 새 블라인드펀드 조성과 신규 투자 전략을 실행하며 전방위 활약을 펼칠 전망이다.

◇성장스토리: 뱅커로 사회생활 첫발, 다양한 딜 두루 섭렵

정 상무(사진)는 2005년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정책컨설팅을 수행하고 연구자료를 생산하는 서포트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5개월만에 회계법인을 떠나게 됐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시절 인턴으로 근무했던 도이치뱅크에서 채용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투자 업무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고자 마음을 먹고 도이치뱅크 홍콩과 서울법인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게 됐다.

도이치뱅크 홍콩에서 첫 업무는 국내 보험시장 인수합병(M&A) 시장 분석이었다. 당시 한국내 보험시장의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분석했다. 거래 성사까지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이후 대한화재(현재 롯데손보), 그린손보(현재 MG손보), 신동아화재(현재 한화손보)의 주인이 바뀌는 등 보험시장 재편이 큰틀에서 이뤄졌다. 선제적 시장 분석을 위한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정 상무는 회상했다.

도이치뱅크에서 주로 하던 업무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자금조달 업무였다. D램값 폭락으로 2001년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한 하이닉스반도체는 국내 은행의 채무조정을 거치며 뼈아픈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05년 워크아웃 조기졸업이후 중국 장쑤성에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재기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때 '하이닉스반도체팀'으로 불린 도이치뱅크 서울법인은 2005년 이후 전환사채(CB)와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추진했다.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지만 시장의 분위기에 맞춰 발빠르게 발행에 나서 뉴머니 확보에 성공했다. 이 자금으로 하이닉스반도체는 중국 장쑤성 우시시에 현지 합작공장 설립과 충북 청주 M11 공장 착공에 나설수 있게 됐다. 주니어 인력이지만 기업의 자금 조달 업무를 풍부하게 경험하며 시장과 소통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2007년에는 도이치뱅크에서 호흡을 맞추던 팀이 맥쿼리증권 기업금융으로 자리를 옮기자 정 상무도 함께 이동했다. 그곳에서의 업무는 도이치뱅크 시절과 연장선상에 있었다. 자본시장 조달 업무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행하고 중소·중견 기업은 M&A를 자문했다. 영화엔지니어링 매각이 대표적이다.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영화엔지니어링 지분 100%를 1000억원에 매각하는 자문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초고층건물·플랜트 건설에 사용되는 철구조물 및 금속구조재 제작·설치 분야에서 시공능력 1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전략 덕분이다.

2010년에는 RBS아시아 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도 맥쿼리 팀이 통째로 옮기면서 이직을 하게 됐다. 그곳에서는 이래CS가 한국델파이 지분 50%를 인수하는 작업을 도왔다. 중견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이래cs는 2011년 한국델파이 지분 50% 인수를 추진했다. 2011년 매출액 1312억원인 이래CS는 매출 1조원이 넘는 한국델파이 지분 42.1%를 1921억원에 사들였다. 정 상무는 "딜 프로세스 과정에서 회사 내부 사람들과 함께 딜 구조를 설계하고 끝내 인수를 했다"며 "작은 기업이 딜 구조를 통해 큰 기업을 인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보며 딜의 영향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가 투자 업무에 새롭게 눈을 돌리게 된 이유다.

이때 최선호 코스톤아시아 대표가 '러브콜'을 보냈다. 맥쿼리증권 출신인 최 대표는 2015년 초 정 상무의 글로벌 감각과 투자 역량, 일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삼고초려 끝에 정 상무를 영입했다. 코스톤아시아는 당시 1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앞두고 인력 충원에 나선 상태였다. 정 상무는 "투자 업무에 관심을 갖게 됐을 때 합류를 제안받았고 최선호 대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상호 협력과 노력의 승수효과

사회 생활 초창기 시절 하이닉스반도체의 부활은 그에게 큰 울림을 줬다. 대내외적 환경이 어렵더라도 이해 관계자들이 합심한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산업은행등 채권단과 노사 구성원, IB 등 금융 기관들이 합심해 빠른 기간내에 정상화 과정을 밟았다. 이후 SK그룹에 인수된 뒤 한국경제를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가 협조적 행동주의와 노력의 승수효과를 투자의 철학으로 삼은 이유다.

정 상무는 공동 투자를 선호한다. 적대적 관계가 아닌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협력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른 PEF와 코지피(Co-GP) 구성도 선호한다. 노랑통닭 바이아웃 딜에서 큐캐피탈과 맞손을 잡은 것도 상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됐다.

개인적으로는 한번 더 고민하고, 보다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한다. 처음에는 그 차이가 사소할지 몰라도 종국에는 결정적 격차를 만들어낸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가령 1%의 노력이 일년 간 승수로 쌓이면 37.8배의 크기로 커진 반면 매일 1%의 노력을 덜하면 결과물은 0.03배로 줄어든다는 논리다.

정 상무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일반 직원이 회사를 살리려고 밤새워 일했으며 채권단도 마찬가지였다"며 "노력이 계속 누적되면 다른 결과물을 낼 수 있기에 항상 더 고민하고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투자 대상을 볼 때에도 경영진의 마인드를 중시한다. 실제 포트폴리오 기업 엘이티는 경영진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투자에 나섰다고 소회했다.

◇트랙레코드1: 미래 내다본 피플라이프 투자...투자처 다변화 시동

국내 법인보험대리점(GA) 피플라이프 투자는 정 상무의 산업 분석 역량이 두드러진 투자로 기록된다. 피플라이프는 지난 2003년 현학진 대표가 설립한 GA로 법인 영업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내방형점포(OTC, 보험클리닉)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경영을 하는 곳으로 주목받았다.

현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기업공개(IPO)를 목적으로 기업을 키어왔다. 그 과정에서 당시 미래에셋증권에 근무하던 조학주 코스톤아시아 대표를 만난게 투자 유치의 인연이 됐다. 딜 소싱은 조 대표가 했지만 투자 실무 업무는 정 상무가 주축이 돼 진행했다.

그는 2000년대 중반 보험업의 M&A와 시장 분석을 한 후 지속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온 분야로 나름의 전문성을 겸비한 상태였다. 그가 주목한 것은 산업 사이클에 따른 성장 지점이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산업은 통상 성숙기에 접어들면 관련 유통 분야로 성장축이 이동한다. 보험업도 마찬가지다. 점차 보험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2015년부터 GA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GA의 IPO 향방이 불투명하다고 봐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 않았다. 인카금융서비스가 2013년 처음으로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PEF에서는 2017년 4월 스카이레이크가 GA사인 에이플러스에셋에 500억원 투자한 게 전부였다. 정 상무는 GA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흐름이라고 판단해 투자 결정을 내렸다. 설립자인 현 대표의 혁신적인 경영과 노력 역시 높이 평가한 부분이다.

과거 제조업 기반에 투자해온 코스톤아시아는 2018년 12월 피플라이프에 610억원을 투자했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업계에서는 과감한 결정이라고 봤다. 지금까지 투자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도 매출액이 20%씩 성장했으며 정규직 보험 설계사를 채용하는 등의 혁신적인 경영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IPO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동종업체 에이플러스에셋이 GA업계에서 최초로 코스피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인슈어테크(보험+첨단기술)를 기반으로 성장동력을 더 갖춘다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트랙레코드2: 동반자 모델 구축한 엘이티 투자

엘이티는 정 상무의 철학이 묻어있는 대표적인 투자처다. 엘이티는 2001년 9월 설립된 디스플레이용 장비 제조사다. LG그룹 생산기술원의 실무 기술진이 의기투합, 인력 대부분이 엔지니어로 구성되어 있다. 충청남도 아산에 거점을 운영하며 LCD와 OLED를 검사하는 장비를 양산한다. LG그룹 출신의 업체임에도 삼성 측에 납품하면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과거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임원이 엘이티 경영진의 매각 의사를 전하면서 인수 논의를 진행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지문인식모듈(FoD)과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핵심인 UTG 제조공정을 세계 최초로 풀자동화한 UTG 적층 라미네이션 장비 공급으로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스톤아시아는 단독 바이아웃이 가능했지만 투자 회사의 성장을 극대화하고자 전략적투자자(SI)를 찾았다.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제조사인 HB테크놀로지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높다고 판단해 코스톤아시아와 손잡고 바이아웃을 했다. 전체 거래금액은 448억원으로 HB테크놀로지와 코스톤아시아는 지분 43%, 27%를 각각 확보했다.

엘이티는 기술 경쟁력과 HB테크놀러지와의 시너지, FI인 코스톤아시아의 협력이 맞물리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7년 265억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469억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4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계획된 IPO가 위기를 맞이했다. 주식시장이 급속히 침체되면서 상장 일정을 다시 짜야 했다. 코스톤아시아는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해 상장 일정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SI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계획된 상장을 요구하자 '상호 협력'적 측면에서 상반기 상장을 결정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현재 주가는 첫날 공모가(7800원) 대비 두배 가량을 유지하면서 투자금 회수의 우려를 씻어냈다. 코스톤아시아는 엘이티의 추가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동반자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평가 : 색채가 분명한 '브레인'…꼼꼼함 겸비

정 상무는 어디에서든 브레인 역할을 맡는 운용인력으로 평가받는다. 그와 인연이 있는 선후배들은 꼼꼼함과 스마트함을 갖추고 있어 굉장히 신뢰할 수 있는 동료라고 입을 모은다.

도이치뱅크 시절부터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춰온 강경석 CJ지주 상무는 " 정 상무와는 15년 넘게 알아온 사이로 굉장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해외생활로 국제적 감각이 뛰어나고 말보다 일과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본인만의 색채가 분명하다는 평가도 있다. RBS아시아 증권에서 함께 일했던 조솔로 JP모간 상무는 "굉장히 스마트하고 인사이트가 풍부하다"며 "본인만의 색깔이 있어 쉽게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하우스에도 각종 브레인 역할을 도맡아하고 있다. 최선호 코스톤아시아 대표는 "분석력이 뛰어나고 똑똑해 하우스의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다"며 "투자부터 사후관리까지 논리적·합리적으로 접근해 전략적으로 좋은 결과를 뽑아낸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LP들에게 인정받는 GP 구축, 강소기업 해외진출 동반자 '모색'

정 상무는 올 초 3호 블라인드펀드 전략을 수립하고 문서화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만큼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올해에는 중소·중견 기업 바이아웃 투자를 목적으로 한 3000억~5000억원 가량의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위해 펀드레이징에 집중할 계획이다.

투자자가 아닌 동반자 모델을 구축하는 일도 그의 관심사다. 단순 수익률만 추가하기보단 딜을 통해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게 목표다. 특히 국내 강소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을 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이라는 버팀목 역할을 지속할 방침이다. 모회사 코스톤캐피탈의 북미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진성티이씨, 우신세이프티시스템 등을 성장시키는데 큰 효과를 냈다.

올해 새롭게 맡은 투자2본부장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하방 안정성이 탄탄하면서 니치마켓(틈새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얻는 업체를 집중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궁긍적으로 LP들에게 인정받는 하우스를 만드는게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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