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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포트폴리오 진단]인오가닉 성장? 대형 M&A '숨고르기'⑤경남은행 인수 후 자본여력 약화, 당분간 내실다지기

김현정 기자공개 2021-02-16 07:30:55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지주는 당분간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4년 1조2000억원대 달하는 자금을 들여 경남은행을 인수한 후 아직까지 자본여력에 여유를 찾지 못했다. 자본비율을 고려한다면 내부등급법 도입 전까지는 당분간 공격적인 M&A는 어려워 보인다.

대신 소규모 M&A나 자회사 출자를 통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방식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을 당분간 지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BNK투자증권 출자에 집중해왔다면 올해는 자산운용, 캐피탈 등 다른 비은행 계열사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자본여력 부족한 BNK금융, 계열사 투자 전략 '효율성'

BNK금융은 출범 이후 외부 M&A보다는 가능한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한 계열사 확장 전략을 택해왔다.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M&A의 경우 투자금 회수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다.

투자증권과 캐피탈업이 대표적이다.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영업을 시작했다. 벤처업 진출도 당초 M&A가 아닌 신규 VC 신규 법인 설립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인수가액이 106억원에 불과한 유큐아이파트너스(현 BNK벤처투자)가 2019년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M&A로 방향을 급선회한 경우다.

지금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신탁업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BNK금융은 M&A가 아닌 BNK자산운용을 통해 관련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자산운용이 리츠 운용에 필요한 자산관리회사(AMC) 자격을 획득해 부동산 간접투자까지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BNK금융이 M&A에 소극적인 건 과거 경남은행 인수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영향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10월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한 경남은행 지분 56.97%를 1조2000억원가량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나머지 43.03%는 2015년 신주발행을 통한 주주교환 방식으로 취득했다.

1조원 넘는 규모의 M&A는 지방금융지주인 BNK금융에 큰 부담이 됐다. 실제 경남은행 인수 이후 그룹 자본적정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14년 3분기 말 기준 37조 2622억원 수준이었던 위험가중자산(RWA)이 4분기 말 기준 61조6141억원으로 65%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10.82%였던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4분기 말 기준 7.69%까지 떨어졌다.

이후 자본비율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BNK금융은 2015년 들어 CET1비율이 7.3%까지 추가적으로 더 하락하자 당국 규제 수준인 9.5% 이상으로 맞추기 위해 대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4700억원에 달하는 자본확충 과정에서 지분율 희석 우려로 주가가 계속 떨어졌다.

유상증자에 대한 압박감이 커지자 BNK금융 경영진은 발행가액 산정기간에 맞춰 주가 시세조종을 벌였다. 2016년 초 유상증자 성공으로 CET1비율은 9.21%(2016년 말 기준)로 뛰어오르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시세조정 불법행위가 검찰에 적발돼 격랑의 시기를 보냈다.

*2011, 2012년 규제 지표에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없었음.

◇자본비율 약세, 대형 M&A 부담…자회사 지원 집중

2016년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줄곧 9% 후반대 CET1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보면 그리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시중은행 지주사를 보면 KB금융지주는 CET1비율이 13.29%, 신한금융지주는 12.9%, 하나금융지주는 12.03%로 대부분 12~13%대에 포진돼있다. 지주사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금융지주만 10% 정도다. 지방은행 지주 중에서는 JB금융지주가 10.05%로 가장 높고, DGB금융지주가 9.59%로 가장 낮다.

통상 CET1 규제 비율이 9.5%라고 하지만 11% 정도는 돼야 M&A를 시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 BNK금융이 당분간 대형 M&A에 나서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배경이다. 2019년 초 롯데손해보험 인수에 적극 나섰다가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결국 지주에 보험업 규제를 뒷받침할 자본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비은행 강화 전략은 당분간 자회사 출자를 통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에만 나서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효과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BNK투자증권은 지주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고공 성장 중이다. BNK금융지주는 투자증권 유증에 참여해 2018년 2000억원, 2020년 2000억원, 올해 역시 2000억원대 자금 지원을 했다.

BNK금융지주는 비은행 강화 일환으로 리츠업 신규 진출을 앞두고 있는 BNK자산운용을 향한 자금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자산운용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을 받게 되면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 캐피탈 역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BNK캐피탈은 지난해 순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를 대비해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은 영향이다.

특히 BNK캐피탈은 그룹 해외사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여서 올해 지주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BNK캐피탈은 현재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법인을 두고 소액대출 및 할부금융업 등을 영위 중이다.

BNK캐피탈은 작년 초부터 준비했지만 지연된 해외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 라오스 MFI 진출, 미얀마에서 진행하는 할부금융업(NBFI) 라이선스 추가 허가 등을 준비 중이다.

다만 BNK금융그룹도 내년쯤에는 보다 공격적인 M&A 전략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금융감독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내부등급법이 도입되면 나본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본여력 확대 시에는 M&A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투자 효율성에 입각해 계열사 확보 방안을 모색해왔고 최근에는 M&A는 숨고르기를 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라며 “작년 바젤3 조기 도입으로 자본비율이 단기간 개선된 데 이어 올해 하반기 내부등급법 도입 등이 이뤄지면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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