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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IPO]'몸값 55조' 코리아 디스카운트냐 시장 지배력이냐'공룡 플랫폼·IT 비즈니스' 구미, 김범석 의결권 견제 장치 목소리도

최은진 기자공개 2021-02-17 08:38:10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 Inc.(이하 쿠팡 Inc)'의 몸값에 대해 시장은 대략 55조원으로 추산한다. 소프트뱅크 등 투자자들이 일부 지분을 엑시트 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조단위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투자자들이 쿠팡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평가할 지가 관건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매력도는 분명하지만 김범석 쿠팡 Inc 대표이사의 과도한 의결권 쏠림 등은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달한 자금은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주·구주 동시 매각 예상, 1조 이상 확보할듯

쿠팡 Inc는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예비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승인 심사 및 수요예측 등의 절차를 거쳐 수개월 내 상장하게 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상반기 중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대상은 쿠팡 Inc의 보통주 A다. 차등의결권 제도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1주당 의결권 1개가 부여되는 보통주 A와 1주당 의결권 29개가 있는 보통주 B로 구분된다. 보통주 B는 쿠팡 Inc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이사회 의장, 자회사 쿠팡의 이사회 의장인 김범석 대표만 단독 소유한다.

보통주 A가 어떤 방식으로 상장하게 될 지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난 게 없다. 증권신고서 상에도 관련 사안은 공란으로 작성했다. 다만 이번 상장이 기존 투자자들의 엑시트와 투자금 조달이라는 두가지 목적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주와 신주 매각이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보통주 A가 1억1457만주,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13억7290만주 정도다.


쿠팡 안팎에서 기대하는 몸값은 55조원 정도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30조원 정도로 추산되던 가치가 퀀텀점프를 이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수혜 속에 매출이 대폭 늘어난데다 플랫폼 확장성을 기반으로 삼은 다양한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신주발행 규모와 수요예측에서의 호응도 등에 따라 상장을 통한 조달자금 규모가 결정된다. 시장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쿠팡이 목표로 삼고 있는 공모규모는 대략 10억달러, 우리 돈 1조원 이상이다. 몸값이 55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규모다.

관건은 투자자들의 호응도다. 알리바바 이후 미국 상장 최대어라는 수식어에 맞게 쿠팡은 분명히 미국 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있는 플랫폼 및 IT 비즈니스다. 증권신고서에도 직접 적시했듯 쿠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사업자이다. 상당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데다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사업 영역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일단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무시할 수 없다.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데다 한국 내 제한적인 사업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쿠팡이 한국 최대 이커머스 사업자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점유율이 20%를 넘기지 못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양한 경쟁 사업자들이 고전하고는 있지만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 입장에서 따져볼 대목이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지점은 김 대표 1인 독재 시스템이다. 1주당 29개의 의결권이라는 과도하게 김 의장에게 쏠려있는 의결권은 '견제'라는 선진화 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요구하는 미국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디스카운트 될 요인들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외국계 헤지펀드 매니저는 "쿠팡의 사업모델은 분명 투자 매력도가 높은 게 사실이지만 김범석 대표에게 과도한 권한 쏠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과 더불어 견제기능 없는 의결권 기능이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자산 50배 격차, 외형확장 공격적 'M&A'

쿠팡 Inc의 몸값이 예상대로 55조원에 미치지 못해도 아마존 등 기존 플레이어들의 활약을 감안하면 조단위 자금을 빨아들이는 건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된 자금은 당연히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통해 쿠팡으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 쿠팡은 수차례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123억원으로 늘린 상태다.


쿠팡은 씨피엘비·쿠팡페이 등 자체적으로 하던 PB사업과 페이사업을 분사하며 독립법인으로 전환했다. 이커머스 사업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다 어느정도 독립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 분사하는 식이다. 쿠팡이츠, OTT 등을 현재 쿠팡 내에서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이커머스사업과 신사업 확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마존의 자산총액이 250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결기준 총자산이 5조5000억원에 불과한 쿠팡 Inc는 더 확장될 여지가 크다.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는 아마존에 비할 수는 없지만 한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 등 지역으로 확장 가능한 서비스를 꿈꾸는 쿠팡의 입장에서는 외형을 더 키울 명분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쿠팡 Inc는 증권신고서에 조달 자금을 운전자본 및 비용, 자본확대 등 일반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기업인수 등을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관련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외형확장을 위해 경쟁사 등을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사업회사인 쿠팡이 직접적으로 자금조달을 하는 게 아닌만큼 모기업인 쿠팡 Inc의 재량권이 상당부분 활용될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는 김 대표 의사에 조달자금 활용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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