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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이엔드디, 평가손실 '80억'…창업주 잭팟 기회 '물거품'3000원대 전환가액 2~4회차 콜옵션 '전무'…FI, 이전 상장 '수혜'

방글아 기자공개 2021-02-18 11:30:1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3: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엔드디가 지난해 80억원대 전환사채(CB) 평가손실을 기록해 CB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대규모 평가 손실은 이를 만회할 옵션들이 부족했다는 의미인 탓이다. 특히 CB 발행 과정에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민용 대표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청구권(콜옵션) 조항의 부재로 지난해 이엔드디의 코스닥 이전 상장에 따른 CB 잭팟의 기회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 넘어갔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엔드디는 지난해 파생상품평가손실 80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2.98%에 이르는 규모다. 이 때문에 이엔드디는 지난해 매출 923억원, 당기순이익 4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50% 이상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25%가량 감소한 것이다.

이엔드디가 CB 평가손실을 본 만큼 이득을 얻은 주인공은 FI다. 대표적으로 머스트자산운용의 지주사인 머스트홀딩스, 현대기술투자, KB인베스트먼트 3곳이다. 반대로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는 CB 발행 당시 콜옵션 조항을 달지 않아 기업가치 제고에 따른 과실을 나눠 갖지 못하게 됐다.


배경은 이렇다. 2~4회차 CB 발행 당시만 해도 이엔드디는 코넥스 상장사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시장 특성상 거래량이 적어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우호적인 조건에 CB가 발행됐다.

전환가액 3970원인 4회차 CB는 만기 이자 6.0%,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조항이 달렸지만 회사가 향후 대상자를 선정해 기업가치 제고 수혜를 나눌 콜옵션은 보장되지 않았다. 이 CB에 머스트홀딩스가 단독으로 투자했다.

2회차와 3회차 CB도 마찬가지다. 2014년 11월과 2016년 5월에 22억5000만원, 10억원 규모로 발행됐는데 모두 풋옵션만 붙었을 뿐 콜옵션은 부여되지 않았다. 2회차 인수자는 현대기술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 산은캐피탈, KB12-1 벤처조합 등 4곳이며 3회차 인수자는 IBK금융그룹 미래성장동력 투자조합이다.

결과적으로 4회차 CB를 단독 배정받은 머스트홀딩스는 수익률 10배로 추산되는 잭팟의 기회를 독차지했다. 전환가액이 현재 시가(15일 종가, 4만2250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10억원을 투자해 1년여만에 106억원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머스트홀딩스는 작년 11월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했으며 차익 현실화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매각 여부를 묻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2회차 CB에 투자한 현대기술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도 대규모 차익 기회를 잡았다. 이들은 작년 2월부터 전환권 행사를 시작해 이미 투자금 상당액을 회수한 상태다. 발행일로부터 장장 6년을 기다린 만큼 일찌감치 원금 상환에 나서 현재까지 수익률은 4~5배로 추산된다. 현대기술투자는 평균 단가 1만2247원에 총 17만6991주를 처분, 16억원의 차익을 냈다. KB인베스트먼트는 평균 1만9773원에 14만4018주를 처분해 24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여기에 더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 각 30여만주의 평가 차익은 110억~13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발행한 5회차 CB는 발행총액의 30%까지 인수 가능한 콜옵션 조항이 붙었다. 콜옵션 이율도 0.5%로 잠재 인수자에 우호적으로 책정됐다. 이엔드디가 작년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고 2차전지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높아지자 달라진 위상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5회차 CB 콜옵션을 김 대표가 부여받더라도 앞선 CB들과 비슷한 수준의 차익 기회는 없을 전망이다. 이는 최근 높게 형성돼 있는 주가를 반영해 전환가액이 3만9869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엔드디 관계자는 "5회차 CB 콜옵션 대상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확정이 될 경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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