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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이엔드디, 1년 새 전환사채 가치 10배 상승 배경은이전 상장, 2차전지 본궤도, 그린뉴딜 정책 '3박자' 맞물려 우호적 발행조건 형성

방글아 기자공개 2021-02-19 11:57:5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5: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엔드디가 발행한 전환사채(CB)의 가치가 1년만에 대폭 개선돼 눈길을 끈다. 발행조건도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기업가치가 수배로 뛰는 등 달라진 위상이 이같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주식 거래 시장을 이전하고, 2차전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맞물려 이례적으로 시가총액이 급증한 덕도 봤다.


이엔드디는 최근 300억원 규모 5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납입일은 이달 17일이다.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각각 0.1%이며 주당 전환가는 3만9869원이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이 부여됐으며 이율은 각각 0%, 0.5%다.

이는 2019년 11월 발행한 4회차 CB와 비교해 조건이 대폭 진전된 결과물이다. 4회차 CB의 표면 이자율과 만기 이자율은 각각 0%, 6.0%였다. 주당 전환가액도 3970원에 불과했다. 또 콜옵션 없이 풋옵션만 부여됐고, 이율도 9.1%에 이르렀다. 전환가액만 놓고 보더라도 4회차 CB와 5회차 CB의 가치는 10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콜옵션 조건이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끈다. 콜옵션은 향후 주가 상승 시 회사가 지정하는 특정인이 그 과실을 나눠가질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반기지 않는 조항이다. 이엔드디 역시 그간 CB를 발행하면서 콜옵션을 조건으로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5회차 CB의 경우 총액 기준 30% 한도로 콜옵션을 부여했다.

이처럼 1년여만에 CB 발행 조건이 대대적으로 개선된 이유는 뭘까. 업계에선 이엔드디의 달라진 위상을 꼽는다. 대내외적으로 굵직한 호재들로 인해 투심이 몰리면서 높은 주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만해도 이엔드디 주가는 3000~4000원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3만7000~4만2000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12년만에 코스닥 문턱을 넘어선 영향이 주효했다. 이엔드디는 2008년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에 기업공개(IPO)를 노렸으나 한국거래소에서 심사 미승인 판정을 받아 좌초됐다. 이후 새로 생긴 코넥스로 시장을 선회해 2013년 IPO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코스닥 입성에 재도전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심사를 자진 철회했으며 작년에 와서야 성공했다.

코넥스 IPO는 자기자본, 매출액, 순이익 등 기업이 갖춰야 할 요건이 코스닥과 비교해 상당히 느슨하다. 그만큼 상장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참여에 제한을 두고 있다. 최소 3000만원을 예탁해야 투자할 수 있다. 원천적으로 투자 수요가 낮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이엔드디는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투심을 살릴 수 있었고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2차전지 연구·개발(R&D)의 사업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08년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어 6년 뒤 자체 기술 기반 하이니켈계 양극화물질 전구체 양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이를 대규모 매출로 연결 지을 시설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코스닥 이전 상장 공모로 337억원을 모집, 대규모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엔드디는 그동안 촉매 사업 중심으로 매출을 일으켜 왔다. 2차전지 사업의 본궤도 진입은 사업구조가 고성장·고부가가치 중심으로 개편된다는 의미여서 투심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엔드디는 코스닥 이전 상장 과정에서 '환경에너지 기술기업'으로 포지셔닝해 투자자를 공략했다. 이번 5회차 CB 대금도 관련 시설 투자에 집행을 예고해 기대 심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5회차 CB에 부여된 콜옵션은 창업주 김민용 대표 몫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전량을 배정받아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약화한 지배력을 일부 회복할 수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 전 26.77%에 이르렀던 김 대표의 지분율은 작년 11월 말 기준 18.34%로 희석됐다. 여기에 기발행된 CB의 전환청구권 행사와 5회차 CB의 발행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추가 지배력 희석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콜옵션 전량을 배정받아 행사하면 1%포인트 정도를 보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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