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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합종연횡]11번가, '아마존 동맹' 어떻게 지켜낼까⑥'배송물류 대행' 유력…인프라 투자 불가피 '재무여력' 한계

전효점 기자공개 2021-02-19 08:08:48

[편집자주]

수년째 치킨게임을 지속해온 이커머스업계가 최근 공생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최저가와 배송 경쟁에 막대한 지출을 감내하는 대신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 기업간 제휴 및 합병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기업들은 왜 동맹을 선택했을까. 급변하는 시장에서 종착지는 어디이며 역학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최근 이커머스 합종연횡의 배경과 흐름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자회사 십일번가(이하 11번가) 사업을 매개로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중심부에서 다소 밀려나 있던 11번가가 아마존 파트너십을 활용해 재도약에 성공할 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파트너십의 역학 관계는 미묘하다. 알려진 대로 아마존의 11번가 투자 배경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진출 외에도 SK텔레콤의 통신사업과 주요 계열사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반면 2023년내로 기업공개를 마무리해야 하는 11번가는 아마존이라는 우군의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결국 조금 더 아쉬운 입장인 11번가가 파트너사의 협력 의지를 이끌어낼지 여부가 관건이다. 양사 파트너십은 국내 시장 판세를 뒤바꿀 묘수가 될까,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까.


◇양사 '동상이몽'?…아마존 파트너십에 11번가 사활

아마존은 현재까지 해외 시장에 주로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즐겨 썼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장에선 간접 진출의 방식을 차용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난립하고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을 하기에는 투자 대비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내부적 판단이 선행됐다는 것이다. 둘째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보다는 간접 진출의 다리가 된 SK그룹과의 파트너십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다. 어느 쪽이 됐건 아마존에게 국내 시장은 사활을 걸어야 할만큼 매력적인 사업장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11번가로서는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사활을 걸 법한 기회다. 국내에서도 직구 통로로 잘 알려진 아마존의 영향력을 등에 업을 수 있다면 쿠팡·네이버가 좌우하는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11번가는 이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몸값을 높였다.

각자 다른 목적에서 출발한 양사 파트너십은 어찌됐건 출발선을 끊었다. 공개된 계획에 따르면 협업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11번가 플랫폼을 통해 직구 상품을 소개하고, 11번가는 배송중개 등의 대가로 수수료를 수취하는 사업모델이 유력하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파트너십의 가능성은 단지 직구 대행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11번가를 넘어 모회사 SKT와의 파트너십까지 확대된다면 '아마존 프라임' 등을 통해 대규모 소비자를 록인(Lock-in)할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까지 장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커머스 사업부문 2020년도 실적 (SK스토아+11번가 합산) *자료 출처=SKT IR

◇11번가, '시너지 극대화' 위한 재무 자원 제한

11번가 관점에선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에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존의 강점은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비롯된다. 아마존은 촘촘하게 구축한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기반으로 익일 배송을 보장함으로써 판매자와 소비자간 거리를 좁히면서 급격히 성장했다. 아마존과 11번가의 직구 서비스 모델 역시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을 미리 입고했다가 주문 즉시 배송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아마존은 국내 시장에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상태로 진출했다. 다시 말해 배송 대행을 맡을 파트너사에게 이같은 역할을 기대할 개연성이 크다는 의미다. 시장에서 11번가가 조만간 국내 배송 거점 마련에 투자하는 수순을 이어가리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11번가는 제반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될까.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으로부터 분사한 이후 이커머스 업계의 치킨게임에 합류하지 않았다. 수익성 중심 경영을 고수하며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데 최우선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작년 들어선 외형 성장 전략으로 선회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여행 및 레저 부문에서 타격을 입으면서 수익성보다 거래액 규모 유지가 더 급해졌기 때문이다.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각종 판관비 집행이 이어졌다. 그 결과 11번가 지난해 매출은 5456억원으로 전년대비 2.8% 외형 성장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다시 적자전환했다. 총부채는 작년 3분기 말 기준 전년 대비 약 10% 이상 늘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11번가는 재투자가 가능한 자산 규모가 상당 부분 축소됐다. 흑자를 지켜내는 과정에서 물류센터 등 기존의 유형자산 일부를 유동화한 데다, 지난해 추가로 악화된 영업 상황이 현금 여력을 갉아 먹었다. 최근 들어선 조달 부담에 온라인 패션플랫폼 더블유컨셉코리아 인수전에서도 발을 뺐다. 모회사의 지원 없이는 물류 시스템에 대한 투자는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가동할 수 있는 재무적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11번가는 아마존과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양사 협업이 발표된 후 지난 3개월 동안 협업의 진전 결과물이나 추가적 방향성은 밝혀진 게 없다. 업계 전문가들이 여전히 아마존과의 제휴를 곧바로 11번가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짓는데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커머스업계 전문가는 "아마존이 11번가 지분을 확보한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힘을 싣는 대규모 투자로까지 이어지리란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상태"라며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일지 논의하고 있으니 론칭 시점을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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