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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이종통화 한국물, 시장 찬바람 지속 [Market Watch]달러채 강세속, 금리 메리트 급감…재개 쉽지 않을 듯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22 13:03:0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06: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 내 이종통화 채권이 존재감을 잃고 있다. 달러채 금리 경쟁력이 지속되자 한동안 부상했던 유로화채권과 스위스프랑채권, 캥거루본드(호주달러채권) 등이 쉽사지 등장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달러채 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달러채 가산금리(스프레드) 등이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굳이 이종통화 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간 무역갈등 이후 사라졌던 사무라이본드 재개 움직임이 지난해 관측되기도 했으나 달라진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 역시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달러채 일변도 심화, 금리 경쟁력 부각

2021년 한국물 시장 내 달러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월부터 현재(18일 기준)까지 발행한 10건의 공모 한국물 중 2건을 제외한 모든 채권이 달러화였다. 통상적으로 135일룰로 달러채 발행이 제한되는 2월 중순부턴 이종통화 딜이 등장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잠잠한 상황이다.

이종통화 딜이 급감한 건 달러채가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종통화 채권은 달러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금리 경쟁력이 강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종통화 시장의 경우 달러채 대비 금리 변동성 등이 완만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해당 역내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해진 점 역시 한국물 조달을 용이하게 했다.

실제로 이종통화가 강세를 드러내기 시작한 2018년은 미국 금리인상과 무역분쟁 등으로 달러채 변동성이 높아진 시기였다. 당시 국내 이슈어들은 스위스프랑채권 등으로 발길을 돌린 후 점차 캥거루본드와 유로화채권 등의 영역으로 조달처를 확대해나갔다. 2017년 88% 수준이었던 공모 한국물 시장내 달러채 비중이 지난해 73%로 하락한 배경이다.

반면 올해는 연초부터 달러채권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자체가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달러화 채권 시장 내 유동성이 풍부해 이슈어들의 조달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종통화 발행 호조 등으로 역내 기관들의 투자 한도가 부족한 모습도 보였지만 올해 이 문제 역시 해소되고 있다"며 "하지만 달러채의 금리 메리트 부상으로 이종통화 발행 이점이 사라지다보니 해당 채권을 찍을 유인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발행 급감세 지속 전망, 사무라이본드 실종 장기화

이는 올들어 이종통화채권 발행세가 급감한 배경으로 꼽힌다. 1월 하나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각각 5억유로, 50억 멕시코페소 채권이 유일했다. 더욱이 이종통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유로화채권과 달리, 2019년 한국수출입은행이 물꼬를 튼 멕시코페소채권은 아직까지 국내 이슈어들의 관심이 더딘 곳이다.

이종통화 채권의 약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달러채의 경우 135일룰 등으로 2월 중순을 기점으로 발행이 제한된다. 이종통화 딜은 135일룰로부터 비껴가 있어 이 시기 발행을 준비하는 이슈어들이 고려하는 주요 선택지 중 하나지만 현재 발행을 준비하는 곳은 단 한 곳도 관측되지 않았다.

달러채권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종통화 조달은 당분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스위스프랑채권 등 일부 이종통화는 미드스왑(Mid swap)이 마이너스 수준인 탓에 조달 부담이 더욱 커진 실정이다.

미드스왑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0%대 금리를 맞추기 위해서는 가산금리(스프레드)를 더욱 높여야 한다. 이 경우 달러화 리보(Libor) 금리 환산 시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재개 움직임이 관측됐던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또한 이같은 시장 여건 등으로 당분간 발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무라이본드는 이종통화 시장 호조에도 2019년 한국과 일본간 무역갈등 등으로 조달이 중단됐다. 2019년 7월 KT가 발행한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가 마지막 딜이었다.

지난해 일부 국책은행 등은 일본 기관과의 접촉을 진행하는 등 조달 관심을 높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일본 기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올해 발행이 다시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상당했지만, 달러채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 역시 당분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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