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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펀드 하우스 분석]양승후 KTB운용 이사 "승부처는 소외주 체리피킹""비인기종목, 매드팩토·박셀바이오 잭팟…자체 분석 역량, 하우스 경쟁력 판가름"

양정우 기자공개 2021-02-24 08:18:36

[편집자주]

공모주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적지 않다. 관건은 배정물량이다. 개인보다 기관물량이 더욱 큰 만큼 간접투자 상품인 공모주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하우스별 운용역량이 투자성패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벨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공모주펀드 트랙레코드와 핵심 운용역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공모주 투자 열기가 정점으로 치닫을 땐 70대 투자자마저 앞다퉈 증권사로 향했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열풍 속에 이름값이 비싼 기업공개(IPO)는 매번 경쟁률 신기록을 갱신했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가 생업인 펀드 매니저라면 IPO 시장을 달리 봐야 한다. 오랜 경험 끝에 누구나 주목하는 '빅딜'에선 그다지 얻을 게 없다는 것을 체득해 왔다. 수요예측의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개별 운용사에 배분되는 공모 물량이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승후 KTB자산운용 이사는 오히려 조 단위 대어에 가려진 비인기 종목에 집중한다. 대규모 물량을 확보한 소외주에서 잭팟을 터뜨리면 한 해 수익 규모가 단번에 뒤바뀔 수 있다. 이런 체리피킹(cherry picking)을 구사할 수 있는 건 물론 KTB자산운용이 다진 기반이 굳건한 덕이다.

◇IPO 빅딜 실익 '글쎄'…알짜 소외주 '효자노릇'

양승후 이사(사진)는 "공모주 분석에서 비인기 종목에 더 힘을 쏟고 있다"며 "공모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에 분석 역량에 따라 매우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우스의 역량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투자하려는 인기 종목은 누구나 주가 상승을 점치는 탓에 공모 물량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산업의 매력과 인지도가 높은 SK바이오팜의 경우 IPO 후 유통 물량마저 적어 이례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렇게 경쟁률이 치솟으면 막상 기관과 개인이 직접 손에 쥐는 물량은 기대를 밑돌 수밖에 없다.

양 이사는 "IPO 기업별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SK바이오팜의 물량 배정 결과가 나왔을 때가 잊혀지지 않는다"며 "국내 최대 공모주 하우스로서 기대한 수준이 있는데 예상보다 훨씬 적은 물량을 배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실망감이 컸지만 오히려 비인기 종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받았다"고 덧붙였다.

빅딜로 불리는 인기 종목은 공모주펀드의 순자산(NAV)에 10bp 수준의 기여를 하는 게 녹록치 않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은 대박 수익을 거둘 경우 NAV의 100bp 이상 기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 성공 사례가 지난해 상반기 투자회수에 나선 매드팩토였다. 공모주펀드 라인업을 동원해 1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결과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양 이사는 "수요예측 당시 매드팩토는 소외를 받았지만 자체 분석 결과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박셀바이오로도 큰 수익을 냈다"며 "역시 비인기 종목이었지만 녹십자랩셀과 비교한 끝에 공모가가 매우 싼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인기 종목에 과감히 베팅하려면 시장 분위기와 다른 자체 시각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KTB자산운용의 오랜 공모주 업력과 섹터별 전문가 인력이 투자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명으로 구성된 리서치 파트는 업계 최고로 자부한다"고 확신했다.

KTB자산운용은 KTB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1525억원)과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1989억원), KTB공모주10증권투자신탁(현재 기준 1064억원) 등 공모주펀드 7개를 운용하고 있다. 총 6716억원(설정액 기준) 규모다. 지난해 최고 수익률은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이 거둔 9.12%였다.


◇운용 철학, 보텀업 근거 기업분석…공모주 매니저, 자체 시각 필수

양승후 이사는 대학교 때부터 기업 재무분석에 흥미를 느꼈다. 첫 직장인 국민은행에서도 주로 기업분석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투자에 관심을 가졌고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을 거친 후 자산운용사에 입사했다. 먼저 운용사 애널리스트로 경험을 쌓은 후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펀드 매니저의 길을 걸었다.

가치투자(value investment)의 색깔이 짙은 컬럼비아 MBA 출신답게 매니저의 자질 가운데 기업분석 역량을 중시한다. 공모주는 이제 막 주식시장에 소개되는 종목이기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기업의 세부 현황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모주 투자자라면 일단 스스로 기업가치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철저히 보텀업(bottom-up)에 근거한 기업분석을 운용 철학으로 삼고 있다. 공모주펀드 지휘자로서 하우스마다 자체 리서치에 근거해 투자 판단을 확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성을 분석한 후 적정 가치와 공모가를 비교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양 이사는 "IPO에 나서는 모든 기업이 상장 이후 전망이 밝다고 홍보한다"며 "하지만 시장 경쟁력, 산업 진입 장벽, 신규 진입자 등 다양한 요소를 입체적으로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성장 여력이 있는 기업이어도 마지막엔 가격이 싼지 비싼지를 따진다"며 "좋은 기업이 아니라 좋은 주식을 찾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는 양승후 이사가 공모주펀드를 운용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2~3월 증시가 급락했을 때 펀드 수익률도 동반 추락했다. 하지만 증시 회복을 예상하면서 투자 종목을 계속 보유한 결과 반등의 결실을 거뒀다. 결국 공모주 하이일드펀드를 비롯한 운용 펀드가 연간 최고 수익률을 달성하는 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양 이사는 올해 공모주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카카오 계열사 등 빅딜만 10여 개가 대기하고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한다. 벤처 육성에 힘을 싣는 정부 방침 덕에 중장기적 전망도 밝은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알짜 소외주를 발굴하는 자체 시각으로 승부를 걸 방침이다.

◆양승후 KTB자산운용 이사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MBA
△2003년 국민은행 투자금융부
△2009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2010년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주식운용본부
△2018년 KT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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