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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글라스 매각' 아모레G, '사익편취' 대응 첫발 '종속기업→관계기업' 지분 '50% 룰' 피해, 남은 계열사 향방 관심

전효점 기자공개 2021-03-02 08:10:54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4: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주사 아모레G가 자회사 퍼시픽글라스 지분을 프랑스사에 매각하면서 올 연말 시행 예정인 '공정경제 3법'에 따른 사익편취 규제를 피했다. 이번 매각을 신호탄으로 규제 대상으로 남아있는 나머지 10여개 계열사에 대해서도 지분 해소 등 유사한 조치가 기대된다.

26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계열사 ‘퍼시픽글라스’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60%를 프랑스 화장품용기 제조사 베르상스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잔여 지분 40%는 아모레G가 계속 보유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퍼시픽글라스 지분을 60%만 매각한 까닭은 무엇일까. 올 연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을 앞두고 한층 강화된 사익 편취 규제를 피하기 위한포석으로 관측된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본회의엫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공시대상 기업집단 소속 회사가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인 상장 계열사(비상장은 20% 이상)에 대해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규제 범위를 상장·비상장에 관계없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 및 이들 회사가 50%를 초과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로 확대했다.

다수 계열사를 통해 내부 일감을 주고 받으며 성장해 온 사업 구조를 가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 됐다. 이전까지 공정위 규제 대상은 서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아모레G와 사업회사 아모레퍼시픽에 한정됐다. 하지만 총수가 직접 소유한 기업의 자회사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전체 계열사들이 대상이 됐다. 아모레G는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전 계열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다.
*자료출처=유안타증권 아모레G 보고서

계열사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화장품 제조와 판매까지 수직 계열화가 이뤄져있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스쁘아 등 화장품 브랜드사와 화장품OEM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비전 를 포함해 퍼시픽글라스, 퍼시픽패키지 등 포장재 회사, 그외 에스트라와 아모스프로페셔널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퍼시픽글라스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에 화장품 용기를 공급해온 용기 제조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퍼시픽글라스가 국내외 110개 고객사에 2000여종 유리 용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퍼시픽글라스는 연간 매출의 약 80%에 해당하는 550억원을 계열사에 의존하는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내부거래 관행을 대표하는 계열사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퍼시픽글라스 지분 매각을 통해 처음 강화된 공정거래법 규제에 대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50% 이하 지배력을 행사하는 계열사는 위상이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화한다. 퍼시픽글라스 역시 프랑스사에 지분 60%가 해소되면서 아모레G 직접 보유 지분은 40%로 감소하고 사익 편취 규제를 피하게 됐다.

관건은 남은 계열사의 행방이다. 아모레G 산하 계열사인 에스쁘아(80.5%), 에뛰드(80.5%), 이니스프리(81.8%), 아모스프로페셔널(100%), 코스비전(100%), 에스트라(100%), 오설록(100%), 오설록농장(98.4%), 퍼시픽패키지(100%) 등은 올해 연말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의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퍼시픽글라스 지분 매각을 신호탄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들 계열사 내부 거래를 축소하거나 일부 지분을 정리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베르상스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이뤄지게 된 것"이라면서 "나머지 자회사는 법 개정에 따라 내부거래를 보다 면밀히 검토 중이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 법 개정 사항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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