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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돋보기]변호사 출신 오창석 회장, 맨파워로 일군 4년②금융권 퇴직자 활용, 도별 영업센터 가동…계열사 혁신위원회 구축 눈길

신민규 기자공개 2021-03-08 11:05:21

[편집자주]

무궁화신탁이 파죽지세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하위권에 머물던 신탁사는 오창석 회장이 인수한지 3년여만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파격적인 수주는 보기드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케이리츠투자운용, 현대자산운용, 민국저축은행 등 영역확대 역시 단기에 일어나고 있다. 무궁화신탁의 차별화된 사업방식과 수주사례, 전략 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궁화신탁은 2016년에 오창석 회장을 새주인으로 맞았다. 인수 4년여만에 회사는 순이익이 3배로 뛰었다. 업계 최하위권에서 벗어나 이제는 5강 진입을 예고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변호사 출신인 오 회장이 내세운 성공전략은 사람이다. 금융권에서 오랜 시간 몸담았던 퇴직인력을 신탁 영업맨으로 재교육시켰다. 뒷단에 든든한 금융지주같은 배경이 주주단에 없었던 입장에서 일종의 모험이었다. 전국 각 도별로 영업센터를 두면서 신탁업계에서 압도적인 인력을 구축했다.

◇순이익 100억→300억, 임직원 339명 신탁업계 최대
오창석 부회장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57, 사진)은 법무법인 광장의 파트너 변호사 출신이다. 충남고와 서울대 경영대학, 법과대학을 거쳐 법무법인 광장에 합류했다. 신탁법 개정 당시 자문 역할을 맡으면서 부동산금융 이력을 쌓았다.

무궁화신탁과의 인연은 전 재무부장관 출신인 이용만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 회장은 2016년 순이익 100억원으로 업계 최하위였던 무궁화신탁 지분을 사들여 최대주주에 올랐다. 지분율은 18.4%였다.

변호사 시절 맺었던 금융권 고급인력을 활용하는 것은 당시 말이 많았다. 근무기간 30년이 넘는 인력들이 경쟁이 치열한 신탁시장에서 재교육을 받는다고 해도 속칭 '꼰대'에 속하는 세대라 영업으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지적이 많았다.

오 회장은 "기존 직장에서 퇴직하신 세대이긴 하지만 상당한 고급인력임을 알고 있었다"라며 "전국 12개 센터를 두고 조직을 구축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인력은 부동산신탁업계에서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무궁화신탁의 임직원 합계 숫자는 339명이다. 한국토지신탁이 233명으로 2위인데도 차이가 많다.

지난해 무궁화신탁은 3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신탁업계에선 8위였다. 앞선 두곳이 모두 300억~350억원대 순이익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중상위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4년만에 3배 이상 실적이 올랐다.

도별 영업센터를 내세워 소액의 담보신탁과 같은 비토지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회사는 발군의 성적을 거뒀다.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한 차입형 토지신탁에서도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아직은 계열사 실적의 도움이 큰 편이라 본업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을 확보해나갈지 주목된다.

◇계열사 인수, 환골탈태…현대운용 인력 1년새 58명→159명

오 회장은 신탁 본업 외에 부동산금융그룹으로 나아가기 위한 영역확대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업계 선두주자인 MDM그룹이 회사를 하나씩 설립해가면서 키워나갔다면 무궁화신탁은 인수합병(M&A) 카드를 활용해 덩치를 키웠다. 굵직한 계열사만 세곳이 될 정도로 상당한 속도전을 보였다.

가장 먼저 인수에 나선 것은 케이리츠투자운용이었다. 인수시점 매출이 10억원에 불과했던 망가진 회사를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사들였다. 정대환 무궁화신탁 AMC사업본부장을 회사 대표로 보내 정상화 임무를 맡겼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물류센터, 오피스 등 기존 시장이 주목하지 않던 세컨티어 마켓(2nd Tier Asset Market)에 집중한 결과였다. 상근 임직원이 26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매출이 10억원에 달했다.

이미 리츠운용사를 통해 입지를 구축했지만 종합자산운용사를 추가로 인수했다. PEF를 통해 지배하던 현대자산운용을 지난해 100% 자회사로 전환시켰다.

현대자산운용의 운용방식 또한 예사롭지 않다. 2019년만 해도 회사 인력은 58명이었는데 지난해 159명까지 키웠다. 오 회장은 법률시장에 '로펌'이 있다면 캐피탈 시장에서 다양한 수요를 뒷받침해줄 '캐피탈펌'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전통자산운용 외에 IB, 경영참여PEF, 개발투자, 리츠로 사업외연을 넓혔다. 기존 자산운용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방식이다. PE본부를 통해 올해 민국저축은행도 인수를 마무리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산운용 내에는 금융혁신위원회라는 별도 조직도 구축하고 있다. 업계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력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전국경제인연합회관 38층에서 주기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용만 명예회장을 필두로 옛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를 비롯해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 증권사 PB센터장 출신 등이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PB 등 분과별로 조력자를 세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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