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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SK그룹]여성 이사회 의장 탄생할까⑦이사회 의장직 분리, 외부평가기관 호평...거버넌스위 역할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08 13: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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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survival)은 인간과 같은 생물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니다. 기업도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변화하고 혁신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한순간 도태돼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계기로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을 천명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생존의 시대', 기업들의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0: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 경영을 천명한 SK그룹에도 지배구조(G)는 친환경(E)이나 사회적 책임(S)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주사인 SK㈜는 3년 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이사장직을 내려놓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단행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SK 주요 계열사의 지배구조 등급은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평가기관의 등급도 높은 편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해 12월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현재 여성 이사가 전무한 SK㈜ 이사회에서 향후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할 수도 있다고 기대하는건 무리일까.

◇소유 지분구조(지주사) 이어 경영 지배구조(이사회) 개편

SK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것은 2007년이다. 지배구조의 큰 변화는 앞서 2003년 발생한 ‘소버린 사태'가 전환점이 됐다. 헤지펀드인 소버린은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당시 경영 공백을 틈타 SK㈜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발표하며 지배구조 변화에 불씨를 당겼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주사인 SK㈜ 위에 SK C&C가 존재하는 '옥상옥' 체계는 지분구조의 불완전성을 부각시켰다. 더욱이 최 회장이 지분 32.92%를 보유했던 SK C&C는 공정위의 사익편취 금지 규제 대상 타깃이 됐다. SK C&C는 2015년 8월 SK㈜와 합병하며 공정위의 감시망에서 벗어나면서 지금과 같은 지분구조를 완성했다.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 18.44%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소유 구조에 이어 경영 지배구조 투명화에도 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사회 중심 경영에 박차를 가했다. 2019년 3월 SK㈜는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최 회장이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대신 외부 인물인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염 총장은 SK㈜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은 첫 외부 인물이다.

이같은 최 회장의 행보는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10대그룹 총수는 여전히 대표이사직과 의장 직을 겸직하거나 최소 의장 직을 맡고 있다.

SK㈜ 관계자는 "대표이사와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하는 이사회 취지와 역할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국내 대기업 지주사 최초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주주권익 강화 활동을 지속했다.

◇거버넌스위원회 역할 기대감...성별다양성·독립성 주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SK㈜가 이사회 및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등 주주권익 보호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평가해 ‘2018년 ESG우수기업' 평가에서 대상(大賞) 기업으로 선정했다. SK㈜의 지배구조(G) 등급은 줄곧 A+다.


해외 ESG 평가기관의 평가도 후한 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SK그룹 지주사인 SK㈜에 ESG 등급으로 'AA'를 부여했다. '리더' 등급에 속하는 등급이자 전체 등급 중 차상위 등급이다. SK㈜의 이사회는 제도적으로는 흠잡을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재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선진적이다.

다만 내용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 LGIM은 SK㈜의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에 '기준 미달'을 부여했다. LGIM은 등기임원의 30%를 여성 임원으로 선임할 것을 권고한다. SK㈜의 등기임원은 총 9명으로 LGIM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3명의 여성 임원을 선임해야 한다. SK㈜는 대표이사인 최태원 회장·장동현 사장부터 사외이사진들까지 모두가 남성이다.

LGIM은 SK㈜ 이사회 의장의 독립성도 지적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이전부터 SK그룹과 연이 깊어 의장 선임 당시 업계 일각에서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태원 회장과도 학연으로 네트워크 연결 고리가 깊다.

때문에 SK 안팎에서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SK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 윤진원 사장을 선임했다.

1964년생인 윤 사장은 서울대 사법학을 전공한 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지냈다. 이후 SK㈜ 비서실장, 윤리경영부문장을 역임한 후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 겸 법무지원팀장을 맡았다.

SK그룹의 ESG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광조 SV위원장은 "신설된 거버넌스위원회는 외부 요구에 부응해서 투명한 이사회 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을 멤버사와 협의한다"고 말했다.

첫 여성 의장 탄생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사회에 여성 멤버가 전무하다는 지적을 만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계에 여성 이사회 의장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계에 미치는 긍정적 파장도 상당할 전망이다. 염재호 의장은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은 ESG 관련 모든 분야에서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리딩하기를 원하고 실제로 지금까지의 행보도 그래왔다"면서 "재계에서 여성 이사회 의장이 탄생한다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SK그룹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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