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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복귀 김승연의 '선택과 집중', 7년 전과 다른 것은 7개 한화 계열사 등기이사→3개 계열사 미등기이사…'경영권 승계' 한화솔루션 존재감 ↑

박상희 기자공개 2021-03-08 10:59:46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2014년 계열사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미등기 이사로 복귀했지만 그룹 총수의 경영 컴백 자체가 갖는 무게감은 크다. 김 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계열사를 경영복귀 무대로 선택했다.

김 회장은 2014년 7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와 최근 김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힌 계열사를 비교해보면 사업 포트폴리오와 관련된 한화그룹의 '선택과 집중' 전략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특히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이끌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향후 경영 승계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김 회장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에 미등기 임원으로 부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해 김승연 회장이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부터)
김 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관여하기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쳐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 역할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전해진다.

김 회장은 사법 이슈에 휘말리면서 2014년 2월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7개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7년이 지난 후 김 회장이 경영 참여를 선택한 곳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이다.

공정위(2월1일 기준)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소속 계열사 수는 80개다. 이 가운데 3개 계열사만 김 회장이 경영 참여를 선택했다. 김 회장의 선택을 받은 계열사의 존재감이 그만큼 상당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 계열사는 김 회장의 경영 공백기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김 회장이 과거 등기이사를 맡았던 한화L&C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돼 현대L&C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한화L&C 지분 100%를 3666억원에 인수했다.

한화테크엠은 김 회장이 등기이사직을 그만둔 지 8개월 만인 2014년 10월 1일자로 제조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한화에 합병했고, 존속법인인 현재의 한화테크엠은 투자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과 홍보 효과를 노린 스포츠 후원 개념이다.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 및 한화첨단소재가 합쳐져 한화솔루션으로 재탄생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도시개발, 한화갤러리아도 흡수 합병할 예정이다. 김 회장이 과거 등기이사를 맡았던 회사 가운데 여러 곳이 한화솔루션으로 뭉치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곳이다. 한화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캐시카우로 성장했다. 김 회장이 한화솔루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시장에선 당연지사로 해석하고 있다.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이치솔루션에서 시작되는 소유 지배구조가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솔루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한화솔루션은 향후 경영권 승계 핵심으로 꼽힌다.

그밖에 김 회장이 경영 참여를 밝힌 ㈜한화는 사실상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이 지분 22.6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한화건설은 건설·개발사업 쪽에서는 한화그룹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신사업, 해외수주 확대를 통해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어떤 계열사를 선택할지 심사숙고했을 것"이라면서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을 선택했다는 것은 향후 한화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승계 향방을 읽을 수 있는 단초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7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사내이사가 아닌 미등기이사를 선택한 것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는 없더라도 ESG 경영 측면에서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계열사는 모두 ESG가 수주 등을 비롯한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분산탄 사업을 물적 분할해 신설한 법인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 보유주식 40만주 중 31만2000주를 주식회사 디펜스케이에 78억원에 매각했다. 디펜스케이는 한화에서 KDI로 전적하는 직원들이 중심이 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다.

분산탄은 넓은 지역에 파편을 흩뿌리는 무기로, 방대한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유럽에서는 분산탄을 비인도적 무기로 지정하고 관련 무기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한화는 분산탄 사업 매각을 마무리한 후 "국제사회의 윤리 기준에 부합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계속 실천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건설도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발주처가 글로벌 트렌드를 감안해 ESG 항목을 이전보다 열심히 들여다 볼 공산이 크다. 친환경으로 대표되는 태양광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 수주 경쟁에 나서야 하고, ESG에 흠집이 있을 경우 비교우위에서 뒤처지게 된다.

김 회장이 등기이사 선임을 노릴 경우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주요 주주의 반대도 거셀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금융범죄 전과자의 등기임원 선임을 ESG를 저해하는 요소로 보고 있다. ㈜한화 지분 8.38%를 보유한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과거부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유죄를 판결 받은 경영진의 복귀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2016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김 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했을 때의 이해득실을 면밀히 고려했을 것"이라면서 "다각도로 고민한 결과 미등기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최근의 ESG 경영 흐름을 고려할 때 더 나은 판단이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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