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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캐롯손보 이전 중단…매각 염두 뒀나 자산운용으로 이동 '올 스톱', 매물 가치 높이기 목적 관측

이은솔 기자공개 2021-03-16 07:32:0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이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계열사로 옮기려다 중단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차적 이유는 대주주의 중징계였지만 시장 일부에선 한화손보의 매각 가능성과 연결해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를 '1+1'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 그리고 기관경고 효력이 끝난 11월 이후 두 회사를 분리해 한화손보만 매각하는 방안이다.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 같지만 캐롯손보가 한화손보 밸류에이션의 '키'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지난달 말 한화손보와 한화운용은 기존 발표했던 캐롯손보 지분 이전·양수 계획 철회를 선언했다. 모회사인 한화생명에 대한 기관경고가 확정되면서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한화생명이 한화갤러리아에 부당한 이득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징계는 지난해 11월 금융위에서 확정됐다.

앞서 지난해 9월 한화손보는 자회사 캐롯손보를 계열사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유는 한화손보의 경영난이었다. 캐롯손보는 사업 초기 단계로 지속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한화손보는 순이익 악화로 지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대신 한화생명의 증자를 받아 자본 여력이 있는 한화운용이 캐롯손보를 인수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한화손보와 캐롯손보가 분리 절차를 밟자 시장에서는 곧바로 한화손보의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캐롯손보를 따로 떼는 것이 한화손보를 매각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는 해석이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화손보가 카카오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돌며 주가가 한 달 동안 6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캐롯손보 분리안을 발표한 직후 금감원이 대주주 한화생명에 기관경고 처분을 내리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한화생명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도 향후 1년 동안 대주주 승인 절차를 받을 수 없게 돼 케롯손보를 당장 자회사로 만드는 게 어려워졌다.

법률대응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던 한화생명은 분리를 전면 철회하기로 했다. 아울러 한화손보 측은 향후 대주주 변경 승인이 1년 뒤 가능해지더라도 다시 재편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기존 안을 전면 철회한 것이다.

IB업계에서는 한화생명 측이 한화손보와 캐롯손보를 '1+1'로 묶어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계획을 뒤집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화손보는 그 자체로는 크게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지만 캐롯손보는 다르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초기 마케팅비용이 크게 발생해 당장은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SK텔레콤 등 지분투자 파트너사도 우량하다. 한화손보를 잠재매물로 검토하는 IB업계에서는 캐롯손보를 같이 팔면 인수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당장은 이전 계획이 없음을 밝혔지만 캐롯손보를 결국 분리한 후 한화손보만 따로 떼어내 매각할 것이란 해석도 있다. 캐롯손보는 한화 금융 계열사 오너 2세로 나선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기획부터 참여해 디지털 신사업의 '아이콘'으로 키운 회사다.

이 때문에 한화생명이 캐롯손보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는 상태다. 대주주 변경 승인이 가능해지는 올해 11월 이후에는 당장 발표와 달리 캐롯손보를 자산운용으로 옮기는 방안을 다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자신이 직접 기획한 캐롯손보를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화손보는 대주주 변경 승인 제한 기간(1년)이 끝나는 11월 이후 캐롯손보 분리를 마친 후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손보 매각설의 핵심이 캐롯손보라는 점은 업계 공통 시각이다. 수익은 나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캐롯손보를 함께 매각해 가격을 높이느냐, 아니면 덩치가 큰 손보는 매각하고 신사업은 남겨 가벼운 몸집으로 혁신을 꾀할 것이냐가 핵심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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