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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의 '분기배당' 실험, 해외주주 투심 잡기 지분투자 매력도 높이기, 정기주총서 정관개정 후 연내 추진 목표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16 07:31:2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지주가 국내 은행지주 중에선 가장 처음으로 '분기배당'에 도전한다. 국민연금과 해외주주들의 분기배당 요청에 부응한 조치다. 연내 시행을 목표로 최근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내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분기배당' 근거 마련을 위한 정관개정 안건을 상정할 방침이다.

기존 중간배당에 대한 제59조항을 일부 수정하고 '3·6·9월 말 최종 주주명부에 기재돼 있는 주주에게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문구를 추가하는 게 골자다.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신한지주는 향후 배당금을 한꺼번에 지급하지 않고 분기당 총 4회로 나눠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신한지주는 현재 주총결의를 거치는 결산(연말)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정관상으로는 연간 배당가능이익을 고려해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결정하는 중간배당까지만 가능한 상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관개정을 통해 분기배당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향후 이사회 판단에 따라 시행 여부가 결정되겠지만 빠르면 9월, 최대한 연내 시행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기배당은 글로벌 은행에서는 익숙한 주주환원 정책이다. 미국 상장사들은 분기가 아닌 월 배당도 흔하게 단행한다. 분기배당은 배당락(연간 2000원 수준) 영향이 결산배당보다 적어 주가 변동폭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일시배당의 수급 왜곡 현상도 완화된다.

투자자(주주) 입장에서도 장점이 상당하다. 최대 장점은 '캐시플로우 다변화'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분기배당을 시행한다고 해서 연간 배당규모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연말 배당까지 자금이 불필요하게 묶이는 것을 해소할 수 있게 돼 캐시플로우 측면에서 유리해진다. 장기투자자들 외에 개인투자자 등 단기 투자자들까지 유인할 수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배당방식으로 여겨진다. 2004년부터 분기배당 제도가 도입됐지만 활성화되진 않았다. 사례도 드물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쌍용양회공업, 한온시스템 정도만 꾸준한 분기배당을 시행해왔을 뿐이다. 은행지주 상장사 중에서도 사례가 전무하다.

신한지주 역시 결산배당(기말) 체제를 고수해왔다. 회계 관리 측면에서 훨씬 편리하다고 판단했을 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분기배당에 대한 큰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1년에 두번 배당금을 나눠 지급하는 중간배당 조차 불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와중에 분기배당을 고려하게 된 건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NPS)이 2~3년여 전부터 지속적으로 이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니즈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이슈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도 분기배당을 적극 추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신한지주는 그간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 등 이슈에 따른 자본소요가 상당했다. 기말 배당 결산 전에 자본금을 나눠 지급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갖춰지지 않았다.

꾸준한 자본확충으로 실탄을 꾸준히 마련하며 안정적인 자본여력을 만들어왔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배당가능금액이 6조원 넘게 쌓였다.

신한지주 이사회는 작년 10월 워크숍에서부터 분기배당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주가부양을 위해 새로운 방식의 주주환원정책을 고민하던 차였다. 분기배당 카드는 '주주중심' 상장기업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 해외 주주들의 이탈이 가시화된 점도 논의를 진척시킨 주 배경이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신한지주의 외국인보유율은 65%에 육박했다. 그러나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50%대로 주저앉았고 작년 초 4만원대였던 신한지주 주가는 2만원선으로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분기배당은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 요소로 여겨진다. 분기배당이 가능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주가부양을 넘어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데 도움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작년 1조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배당 확대를 요구했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 탓에 배당금을 당장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조삼모사'라는 해석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나눠서 배당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며 "이익을 수시로 주주들에게 배분해 투자수요를 늘린다는 점에서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 유입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중간배당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일정을 조율을 해온 상황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실시한 자본적정성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만큼 원활하게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정관개정 사항은 감독원 승인사항이라 사전 협의를 완료했다"며 "하반기 코로나가 완화된다는 조건 하에 중간배당을 시행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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