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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삼성운용, 최초 전담조직 '연착륙'…인력정체 '옥의 티'①스튜어드십코드팀→ESG팀으로 진화…대응 기업 기하급수, 전담인력 부족

김시목 기자공개 2021-03-22 13:27:3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7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란 타이틀을 달고 닻을 올린 삼성자산운용 스튜어드십코드 전담 조직(구 스튜어드십코드팀)은 지난해말 ESG팀으로 진화하는 전환기를 맞이했다. 일정 수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한 만큼 보폭을 넓히고 주주활동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전담 조직은 하우스 의결권 행사 및 주주관여 활동 등에 핵심 주도권을 쥐고 있다. 기본 의사결정과 운용, 리스크, 준법감시인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병행한다. 지분율이 높거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경영, 마케팅 등에서 독립된 수탁자책임위원회의 몫이다.

스튜어드십코드 전담 조직이 연착륙 후 확대되는 각종 주주활동, ESG 업무에도 과거 그대로 정체된 점은 '옥의 티'다. 리서치 및 운용조직, 컴플라이언스 등과의 협업은 지속되고 있지만 1000개에 달하는 삼성자산운용의 투자기업 수를 감안하면 한계가 명확하다.

◇ 스튜어드십코드 전담 조직, 'ESG팀' 새롭게 출발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스튜어드십코드 담당 부서를 설치했다. 스튜어디십코드를 도입한 시기는 2018년 7월이지만 한 해 전 10월부터 사전 준비 등의 절차를 밟아오다 이후 의결권 행사 및 주주활동의 주관부서로서의 역할을 맡겼다.

전담 조직은 3년여 가량 스튜어드십코드 안착에 주력한 후 지난해말 ESG팀으로 변화했다. 이름이 바뀌면서 기존 스튜어드십코드에 더해 ESG 관련 업무를 함께 맡게 됐다. 또 하나의 달라진 점은 기존 컴플라이언스 산하에서 리서치 조직으로 팀이 옮겨간 점이다.

당초 컴플라이언스 조직 산하 편제는 마케팅 또는 경영진으로부터 의결권 행사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3년간의 정착기를 거쳐 계획을 충분히 달성한 점과 ESG 투자와의 연계성이 높은 점 등을 고려해 신규 미션 부여의 니즈도 고려됐다.

특히 ESG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된 점이 컸다. 스튜어드십 코드 주요 활동인 의결권 행사 및 주주관여활동 자체가 ESG이슈 모니터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ESG 정보공시가 미흡해 관련 정보 획득에 한계가 있지만 최대한 활용하겠단 복안이다.

현 ESG팀은 스튜어드십 및 ESG 관련 기획 업무과 함께 의결권, 주주관여 활동 등 주주권 행사 업무 전반을 소관하고 있다. 관련해 운용 조직은 전담 부서 정책 등에 궤를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주주권 행사 등과 관련해 운용 측면을 담은 의견 역시 개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팀은 3년 동안 내부에 시스템과 문화를 연착륙시키는 데 공이 컸다”며 “스튜어드십코드가 결국 ESG와도 맞닿아있기 때문에 단일화는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이 계속 신임받는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 의결권 행사 주도, 수탁자책임위원회 최종 기구

상위 조직인 리서치센터도 글로벌 트렌드 등을 조사해 전체 제도 수립 및 주요 안건 결정 등에 의견을 개진한다. 기존 상위 조직인 컴플라이언스는 스튜어드십 코드 및 ESG 제도 수립 또는 활동하는 과정에서 사내 규정 준수, 이해상충 이슈 등을 점검한다.

ESG팀은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주도하지만 중차대한 의사결정은 컴플라이언스 수장이 위원장인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의사결정에 일정 부분 참여시키면서 합리성을 도출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다.

가령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주요 이슈 안건으로 ESG팀 단독 결정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수탁자책임위원의를 거쳐 의결한다. 수탁자책임위원회도 의결권 행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영, 마케팅이 배제된 준법감시인, 리스크담당 임원, 운용 임원으로 구성된다.

삼성자산운용 ESG팀은 향후 의결권 행사와 주주활동과 관련한 스튜어드십코드 활동의 기본 방향은 기존 틀을 이어가는 동시에 ESG 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직은 도입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지속적 발전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SG의 경우 최근 주요 기업들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기업 전담팀 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해당 기업의 ESG 추진 전략을 주주활동 관점에서 선제 반영한다. 실효성 등을 검토하는 프로세스도 구축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전담 조직을 만들어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우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왔다”며 “ESG팀이 주도하는 가운데 수탁자책임위원회가 큰 결정을 맡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부문 경쟁력 제고도 지켜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 전담인력 2명 불과, 외연 확장 대비 '정체'

ESG팀 수장은 정원정 팀장이 스튜어드십코드팀 발족부터 꾸준히 맡고 있다. 삼성생명 및 삼성자산운용 뉴욕법인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로서 일한 후 기업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및 ESG 정착에 최적임자로 꼽혀 줄곧 맡고 있다.

다만 3년전과 동일한 인적 풀(Pool)인 것은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팀장을 비롯 전담 2명, 병행 인력 등 3인으로 구성된다. 팀장은 제도, 기획 등의 총괄 업무, 팀원은 안건 분석 등 행사 실행 등을 맡는다. 비전담 인력은 이해상충 이슈 점검 등 법률적 지원의 역할을 맡는다.

삼성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 70여개에 불과했던 의결권 대상 기업 수는 지난해 3월 기준 300여개 가까이로 급격히 불어났다. 주주행동뿐만 아니라 ESG 관련 사업까지 도맡게 되는 점을 고려하면 두 명의 전담인력으로는 실효성에 의구심이 커진다.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도 스튜어드십코드팀에서 ESG팀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를 택한 만큼 실무자 확충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순수 팀원이 1명이 그친 점을 고려하면 최소 스튜어드십코드와 ESG 파트 담당 1명씩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고객자산을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이 선제적인 스튜어드십코드 조직 신설과 내실 등에 대해선 적극적이지만 실효성 있는 인력을 꾸리는지는 의문"이라며 "수천 개 달하는 안건과 주주관여, ESG 등 활동은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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