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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지주, 잇단 영구채…M&A 실탄 vs 보완자본 확충 CET1 비해 낮은 BIS비율 높이기 염두? '일반적 움직임 아니다' 해석도

김현정 기자공개 2021-03-19 13:02:0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는 잇단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놓고 보완자본(Tier 2) 확충을 통해 총자기자본(BIS)비율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KB지주는 CET1비율이 업계 최상급인 데 반해 BIS비율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태다.

다만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목적을 단순 자본비율 제고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 해석이다. 인수합병(M&A)을 위해 출자여력을 제고하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0년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KB지주의 CET1비율은 13.29%, BIS비율은 15.27%다.

CET1비율은 국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의 CET1비율이 12.86%로 뒤를 이었다. 반면 BIS비율로는 KB지주가 두 번째다. 신한지주의 BIS비율이 15.73%로 가장 높다. KB지주는 보통주(CET1)자본은 많은데 상대적으로 보완자본(Tier 2)이 적어 BIS비율 순위에서 밀렸다.

KB지주는 최근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이 때문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5000억원 영구채 발행에 이어 올 2월 6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추가 발행했다. 4개월 사이 발행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일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KB지주 BIS비율이 15.49% 정도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다음 분기에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엔 자본 운용 효율성을 고려해 굳이 자본을 많이 가져가지 않는다는 방침이었지만 최근 들어 체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량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KB지주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CET1비율과 BIS비율 사이 간극을 벌리기 위한 것”이라며 “KB지주는 CET1비율은 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 BIS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KB지주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단순 자본비율 제고 목적만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CET1비율이 탄탄한데 굳이 총자본을 확대하는 것은 결국 향후 추진할 M&A의 '실탄' 확보 차원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통상 CET1비율이 높다고 평가되면 그 회사의 자본적정성은 우수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CET1비율은 유상증자나 이익잉여금 유보 외에는 높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KB지주는 지난해 활발한 M&A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약 2조3000억원을 들여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캄보디아 프라삭,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했다. 대외적으로는 작년 새롭게 편입된 회사들의 안착 작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KB지주가 외형 확장을 올해 역시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 철수설이 나온 한국씨티은행의 유력한 인수자로 KB지주가 지속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종규 회장이 의지를 보이고 있는 자산관리(WM) 사업의 업그레이드 작업에 한국씨티은행이 적잖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아울러 생보사 추가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 계열사를 업계 최고 반열에 올려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얘기도 들린다. KB지주는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증권·생보·손보·캐피탈 등 전 계열사가 업계 톱티어 수준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시장에서의 M&A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영역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가적인 M&A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출자여력도 높아진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129.04%에 달했다. 부채를 뺀 순수 자기자본에서 자회사들에 대한 출자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당국은 130%를 규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작년 4분기 및 올 2월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 비율은 122.49% 정도까지 개선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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